“문화투자가 살 길이다”
“문화투자가 살 길이다”
  • 소환욱 기자
  • 승인 2006.05.07
  • 호수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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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순수 문화 투자로 기업이미지 재고
일러스트 송예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문화발전에 있어서 메디치 가문을 빼놓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중세 이탈리아의 대은행가이자 재력가였던 메디치 가문은 르네상스의 중심지인 피렌체의 예술혼을 일으킨 후원자로 더 높은 명성을 남겼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갈릴레오의 후원자였으며, 피렌체로부터 세계를 향해 권력을 뻗쳤고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르네상스를 주도했다는 것은 반론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 시대 최고의 유력가이자 재력가인 메디치 가문이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르네상스의 문화적 발전은 존재하기 불가능했을 것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이런 문화적 투자들이 기업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이미 문화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며 기업의 문화 활동은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을 벗어나 기업생존을 위한 필수 활동이라는 인식 또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예전의 마케팅 차원의 투자나 기업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벗어나 순수한 문화 발전의 일환으로 투자가 계속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런 인식의 확산 결과 각 기업들은 문화재단을 설립해 박물관이나 미술관 세우는 등 사회적으로 이미지 재고를 위해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이러한 일환으로 삼성, LG, 한화 등 굴지의 대기업들은 기업 홍보 등의 스폰서십과 구분되어 순수하게 문화적 투자의 일환이라는 것을 표명하기 위해 한국메시나협의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다.

실제로 이런 기업들의 투자는 가시적으로도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우리사회의 문화적 발전 뿐만 아니라 인재 양성 등의 실질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삼성문화재단과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음악영재양성 프로그램과 같은 경우 오랜 투자가 그 결실을 보이고 있다.

얼마 전 세계최고의 콩쿠르중 하나인 쇼팽 콩쿠르에서 공동 3위에 입상한 임동민, 임동혁 형제의 경우 삼성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영재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 영 아티스트 들이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경우도 한국의 메디치라고 불리는 고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로 국내 음악계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금호 영재콘서트와 영 아티스트 콘서트 같은 음악인 양성프로그램을 통해 음악인을 발굴함으로서 새로운 인재들의 등용문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 아티스트 콘서트의 경우, 주로 20대를 전후한 학생들에게 오디션을 통해 독주회를 열어줌으로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지난 6일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주회를 연 조인혁<한국예술종합학교·기악 02>는 “학생들 중에도 좋은 평가를 받는 여러 아티스트들이 있지만 금전적이나 여러 가지 문제로 이런 콘서트 같은 자기 PR활동을 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주회를 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 자체로도 우리나라 음악계의 발전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비단 음악 분야 뿐만 아니라 기업의 문화적 투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5백 년 전 메디치가가 이룬 문화적 르네상스가 기업들에 의해 한국에서 다시 꽃필 것인지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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