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과의 대화
박원순 시장과의 대화
  • 이희진 기자
  • 승인 2013.11.23
  • 호수 13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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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박원순 시장 간담회 1부:
대학생들의 삶에 녹아들다

지난 1395호 8면 ‘박원순 시장 간담회 1부: 소통을 통한 정책의 실현’에서는 △대학생들과의 소통 △반값등록금 정책 △주거 문제에 대해 다뤘다. 듣는 자세를 강조했던 박원순 시장의 행보는 △대학생 아르바이트 문제 △대학생 문화 정책에서도 빛이 났다.서울시대학언론연합회(한양대, 한국외대, 이화여대, 연세대, 숭실대, 숙명여대, 성균관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과기대, 서강대, 국민대, 경희대, 건국대)가 준비한 소통의 공간에서 서울시의 정책을 새롭게 조명해 보자.

대학생하면 아르바이트
내려갈 줄 모르는 등록금, 학자금 대출을 받아도 매달 지불해야 하는 이자. 그러나 일만 한다고 성적을 손 놓을 수도 없는 대학생들의 삶은 힘들기만 하다. 또 막상 아르바이트를 구해도 악덕업주를 만날 가능성도 비일비재하며 죽도록 노력해도 정규직 계약은 하늘의 별 따기다. 이런 대학생들을 위해, 서울시는 어떤 정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Q. 지난 9월 서울시가 '아르바이트청년권리장전'을 발표했다. 앞으로 이에 대한 정책을 계속해서 준비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발표하실 예정이며, 권리장전에 대한 모니터는 어떤 식으로 진행하실 예정인가? <숭실대 숭대시보 편집장 박지원>
A. 중요한 질문을 했다. 등록금은 계속 높아졌고, 이로 인해 집안 형편상 등록금 내기가 부담스러운 학생들도 늘고 있다. 따라서 고등학생들도, 대학생들도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청년들을 위한 권리 보장이 더욱 중요해졌다.
아르바이트청년권리장전은 아르바이트를 위한 일정한 ‘가이드라인’이다. 이 같은 규범이 있어야 주인도, 아르바이트생도 (불협화음 없이) 일하기 좋다. 아르바이트청년권리장전의 실효성을 위해 대규모로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고 있는 프렌차이즈점들과 협의해 이를 지켜낼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대학생 자체 혹은 시민들의 모니터링을 통해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

Q: 해당 정책은 아르바이트 문제, 나아가 비정규직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 중 하나인 듯하다. 아르바이트 외에도 청년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한데, 이들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나 구상이 있다면 말씀해 달라.
A: 공식적인 자료에 의하면 38%, 비공식적인 자료에 의하면 59%가 비정규직이라고 한다. 그만큼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비정규직이 많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자신의 삶을 만들기 힘들다고도 해석된다. 이는 사회 전체적으로도 해가 된다.
서울시는 이 같은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일하고 있는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했다. 또 앞으로도 약 7천여 명이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정규직화가)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주기 위해서 인센티브제와 디스어드밴티지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즉,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기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우대한다든지 등의 정책을 실시한다는 말이다. 서울시를 예로 들자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함으로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더욱 증대한 것이 사실이다,

Q: 앞서 언급하셨던 것 중, 특히 비정규직 문제는 모두 재정과 관련이 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려는 시도는 ‘재정 악화’라는 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고 있고 논란 또한 많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중앙대 중대신문 편집장 구슬>
A: 재정은 모든 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어차피 비정규직에게도 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정규직화하는 것은 사실 돈이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 오히려 위탁 업체들의 수수료나 세금 같은 부분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시는 약 7천여 명을 정규직화하면 단기적으로 50억 원이 남았다.
이런 재정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선 첫째로 낭비가 없어야 한다.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위키’에는 서울시가 하는 모든 사업이 모두 게재돼 있다. 또 (시민이 직접 이를 보고) 재정 낭비를 신고하면 1억 원의 보상을 준다. 두 번째로는 경제를 살려야 한다. 경제가 돌아야 다양한 사업이 가능하다. 즉, 일자리 창조가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창조 경제로는 새롭게 개척되고 있는 에너지 설계사, 삼차원 공간 디자인 등 새로운 일자리 창조를 예로 들 수 있겠다.

대학생은 문화의 선두주자
최근 유행하는 케이플 프로그램 「응답하라 1994」의 대학생들을 보면 그들에겐 ‘독특한’ 무언가가 있다. 빙그레의 가요제가 그러했고, “대학생하면 데모지”하는 대사를 봐도 그러하다. 하지만 현재의 대학생에겐 반짝반짝 빛나는 색이 없다. 취업에 치이는 것도 문제지만 이를 향유할 수 있는 장소가 없는 것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Q: 과거의 대학생들과는 달리 요즘은 대학생들이 향유할 수 있는 ‘대학생들만의’ 문화가 많이 퇴색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나마  ‘축제’도 연예인들을 구경하는 자리, 술 마시는 자리로 변모한지 오래다. 대학생들만의 주체적인 문화 형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하다. <경희대 대학주보 편집장 김주환>
A: 중요한 질문을 했다. 대학 문화는 사실 그 시대의 문화를 선도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학 문화가) 오히려 대중문화를 추수하는 역할을 한다. 소비문화를 따라가기보다는 새로운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 내야 한다.
예컨대, 우리 사회는 콘텐츠가 굉장히 빈곤한 곳이다.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한다. 그것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전통에서도 찾을 수 있고, 80년대 학생운동 탈춤이라든지. 또는 서울시가 최초로 돌고래 ‘제돌이’의 방생과 같은 동물의 권리에 대한 접근이라든지 새로운 접근을 하다 보니 가능한 것이었다.
즉, (대학 문화는) 새로운 성역을 깨거나, 관념을 새롭게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은 기성세대가 하기 힘들다. 전통을 다시 복원하는 르네상스. 한국의 케이팝이라든지, 새로운 개념의 문화, 대학 문화도 세계적인 선도를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 않을까.

Q: 대학가에서 다람쥐 택시가 성행하고 있다. 다람쥐 택시는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듯 학교와 정류장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말하는데, 학교 차원에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고 신고 절차와 방식이 까다로워 다람쥐 택시를 규제하는 데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수요자와 공급자의 균형이 계속 일치하기에 발생되는 문제이지만 엄연한 불법임이 사실이다. 이를 어떤 방식으로 근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숙명여대 숙대신보 기자 이혜진>
A: 처음 들었기 때문에 자세한 대책을 말씀드릴 수 없다. 버스 정류장, 지하철 역 입구, 학교 안까지 들어가는 택시에 4명을 태우는 것이 주요 장소라고 생각된다, 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돈을 더 벌고, 학생들은 싼 맛에 또 마을버스가 잘 안 오니까 이용하는 것 같다.
이 경우에는 마을버스를 조금 더 확충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출근 시간에 추가 확충과 같은 방안으로 말이다. 합석은 못하게 돼있기 때문에 단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이 같은 현상을 생겨나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Q: 언론은 시장님과 시민을 이어주는 중요한 통로이며, 서로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장이다. 시정 운영을 하시면서 한국의 언론에 대해 회의감을 가질 때가 있으셨는지 궁금하다. 또 앞으로 한국의 언론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될 우리 대학 언론의 기자들이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가 있는지 말씀해 달라. <연세대 연세춘추 기자 김경윤>
A: 언론과는 늘 불편한 관계다. 언론은 긴장 관계일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기자들이 상시적으로 출입하고 (기자들은) 서울시가 잘못한 것만 보도한다. 하지만 (기자들은) 서울시가 더 잘할 수 있도록 월급은 언론사에서 받고 일은 서울시를 위해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시정할 것이 뭐가 있는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언론은 기본적으로 비판적 생각을 기초로 하며, 사회의 부족하고 잘못된 것들을 시정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언론의 자유가 살아있는 곳이 건강하고 미래가 있는 사회다. 건강한 비판 정신, 그런 언론 마인드를 가져 나가면서 기성 언론이 됐을 때도 이를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청년이 살아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청년 중에서도 대학생(기자)은 시대적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나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서 비판을 아끼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고, 미래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그 최전선의 선 것이 대학 언론 기자들이다. 고까운 말이라도 열심히 듣겠다.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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