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과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공감과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 이다원 기자
  • 승인 2012.11.25
  • 호수 137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극 「찍힌놈들」의 박성우 기획자와 함께
연극을 보고 극장 대기실에서 박성우 기획자를 만났다. 연극 포스터와 홍보 책자가 가득한 그 곳에서 소극장의 소박함과 담백함이 느껴졌다. 연극의 감흥이 가시지 않은 채 박 씨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난 10월부터 무대에 오른 연극 「찍힌놈들」은 작년 여름의 초연 이후 부분적인 보완 작업을 거쳐 새롭게 탄생했다.

박 씨는 먼저 ‘소년 장기수’라는 연극의 소재에 대해 입을 뗐다. “연극 「찍힌놈들」은 실제  소년수의 사연을 바탕으로 했어요. 대본을 쓰신 작가분이 소년원과 재활 센터를 돌아다니시며 직접 인터뷰를 하셨다고 해요.” 대학로에서 상영하기엔 조금 어렵고 무거운 주제가 아닐까. 이에 박 씨는 자신이 추구하는 지향점을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제가 작품의 동기로 생각하고 관객들에게 항상 전하려고 하는 것이 ‘공감과 소통’이에요.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 누구나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고, 직접 겪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어요.”

연극 「찍힌놈들」의 무대는 크지는 않았지만 소소한 소품과 공간의 활용이 돋보였다. 먼저 무대 밖의 공간을 무대로 활용한 것이 그렇다. “객석의 한 쪽 구석에 마련한 무대는 말 그대로 정말 객석이었어요. 그런데 바로 앞에 건물 기둥이 있어 객석으로서 활용이 잘 안 됐어요. 실험삼아 무대를 설치해봤는데 객석 조명과 묘하게 어우러지며 영화 같은 연출이 나오더라고요.” 작은 철장 모형을 천장에 매달아 극 중 배경을 쉽고 간단하게 표현한 것도 그렇다. “극 중 배경이 소년원이잖아요. 무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극 중 배경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이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소극장으로서의 한계가 있었는데 드라마틱하게 잘 극복한 것 같아요.”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연극의 재미를 더욱 살릴 수 있었다.

이 연극의 가장 독특한 점은 배우들의 연기와 연주, 노래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관객들에게는 큰 즐거움이 됐겠지만 기획하기까지 어려움도 있었을 것 같다. “확실히 힘든 점이 있었지요. 배우들이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친구들이 아니니까요. 연기와 악기, 두 가지 모두를 성공시켜야 했기 때문에 배우들의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응원과 격려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연치 않게 등장 배우들이 모두 남자였어요. 남자들끼리 있으니 힘든 것을 내색하기보다 서로서로 ‘파이팅’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어요. 이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어 가장 어려웠던 장면은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다. 박 씨는 “당연히 마지막 장면”이라고 대답했다. “다함께 부르는 마지막 노래잖아요. 관객들에게 얼마나 잘 하는지를 보여주는 것보다 극 중 인물들의 갈등이 해소되는 느낌을 잘 전달하고 싶었어요.” 박 씨는 “밴드는 그 날 컨디션에 따라 나오는 음악이 정말 다르다”며 “극을 마칠 때쯤 들려오는 기타 소리에 극장 밖에서 매번 긴장해야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끝으로 박 씨에게 아직 연극을 관람하지 못한 독자들에게 한 마디를 권유했다. 박 씨는 “재미와 감동을 갖춘 연극 「찍힌놈들」 많이 보러 와달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