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시켜놓고 레포트 한 번 써볼까?
커피 한 잔 시켜놓고 레포트 한 번 써볼까?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1.12.30
  • 호수 1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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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비싸도 카페에 가는 이유
▲ <사람들이 카페에서 음료를 시킨 후 각자의 일을 하고 있다>
카페(cafe)는 커피를 의미함과 동시에 ‘커피를 파는 커피하우스(coffee house)’의 의미도 가지는 프랑스어다. 요즘의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을 넘어 문화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논문 「카페의 이용 및 선택 속성에 관한 연구」(이하 논문)에 의하면 젊은이들은 △주변인과 시간을 보낼 때 △애인과의 데이트 시 △조용한 대화가 필요할 때 △사람을 기다릴 때 카페에 간다.

카페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인식되면서 카페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대형 브랜드 커피전문점 8개 사는 점포수가 최근 4년 만에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가에도 카페가 많이 생겨나는 추세다. 우리학교 정문 1km이내에 분포하는 카페의 수는 △서울캠퍼스 45곳 내외 △ERICA캠퍼스 35곳 내외다.

한 잔에 기본적으로 4000원을 웃도는 커피 가격은 학교 식당이나 분식집에서 밥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값이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카페를 문화 공간으로 여기고 이를 이용하고 있다. 최혜영<이화여대 초등교육학과 11> 양은 “커피 값이 비싸긴 하지만 카페도 하나의 문화로 생각해 기꺼이 커피 값을 지불한다”며 “커피를 좋아하진 않지만 카페가 아니라면 마땅히 시간을 보낼 곳도 없다”고 했다.

최근에는 ‘코피스(coffee와 office의 합성어) 족’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카페가 학업 공간이나 사무 공간으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논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젊은이들이 단순히 ‘음료를 마시기 위해’ 카페에 가는 경우는 적었다. 카페라는 ‘공간을 사용하기 위해’ 음료를 주문하는 것이다.

카페에서 시간을 자주 보낸다는 김유진<사회대 사회과학부 11> 양은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할 수 있는 과제를 할 때, 노트북을 쓸 때, 집에 있기 싫을 때 주로 카페에 간다”고 했다. 카페 측은 이런 손님들을 위해 무선 인터넷을 설치해 제공하고, 콘센트를 확충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 노트북을 무상으로 대여해주는 카페도 생겨날 정도다.

도서관 대신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많아졌다. 시험기간이면 학교 인근 카페를 몇 군데나 둘러 봐야 빈자리를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실제 학교 근처 카페에서 일하는 이수인<인문대 국어국문학과 10> 양은 “시험 기간이면 평소보다 손님들이 훨씬 많아진다”며 “이 때 오시는 손님들은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공부하거나 노트북을 쓰기 위해 오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스터디와 모임을 카페에서 하는 고객들을 위해 스터디 룸이나 모임 장소를 마련해 놓은 카페도 많아졌다. 민들레 영토, 토즈 등 세미나실을 운영하는 카페도 대학가에 많이 생겨났다. 이들은 예약제를 실시해 단체 고객을 더 쉽게 수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우리학교 서울캠퍼스 근처에는 스터디 룸이 있는 카페가 많지 않아 모임 장소를 카페로 하려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김 양은 “학교 근처에 단체로 이용할 수 있는 카페를 찾기 어려워 몇 군데나 돌아다녀야 했다”며 우리학교 근처 카페 시설에 대한 불편함을 토로했다.    

사진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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