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장난기 속에 ‘뼈’가 보인다
그의 장난기 속에 ‘뼈’가 보인다
  • 김명지 기자
  • 승인 2011.12.05
  • 호수 13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독 팀 버튼, ‘그로테스크’를 그려내
<멕시코의 축제 '죽은 자들을 위한 날'>
팀 버튼은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뿐만 아니라 「마틸다」, 「크리스마스악몽」 등의 애니메이션을 연출 또는 각본을 맡은 저명한 감독이다.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그로테스크’다.

그로테스크란 이탈리아에서 나온 말로서 ‘괴기한’, ‘우스꽝스러운’ 등을 뜻하는 말로 로마의 건축물 벽화에서 유래됐다. 덩굴식물에 공상의 생물, 괴상한 인간의 모습, 꽃, 과일 등을 복잡하게 결합시킨 모습이 사람들의 흥미를 끌며 이름이 붙여진 것이었다. 이는 이후 유행이 돼 라파엘로, 핀투리키오 등의 미술가들에게 전해지며 현재에 이르게 됐다.

그로테스크에 대한 그의 관심에는 그의 어린 시절이 영향을 미쳤다. 어릴 적 멕시코의 ‘죽은 자들을 위한 날’이란 축제에서 해골 분장을 한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다닌 것을 본 경험 역시 그 중 하나라고 한다.

팀 버튼의 작품 속엔 분위기와 메시지는 달라도 대개 ‘그로테스크’적인 장치가 등장한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의 윌리 웡카와 그의 공장뿐만이 아니라 「마틸다」에서 마틸다를 괴롭히는 그의 이상한 가족들과 탐욕스러운 교장 선생님, 「크리스마스악몽」에 나오는 기괴한 할로윈마을 등이 그렇다.

또 팀 버튼의 외롭고 소외 받는 인물형은 그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등장인물이다. 영화 「가위손」의 에드워드는 가위손 때문에 사람들에게 다가서지 못한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윌리 웡카 역시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와 공장을 운영하며 겪은 배신 때문에 오랫동안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아간다.

이들은 성장 과정 중 어떤 일을 겪으며 정상적인 어른이 되지 못한 인물들이다. 감독 팀 버튼은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드러나지 않는 이중성을 가진다고 생각했다. 그렇기 때문에 장난스러운 기괴함에 애정을 더한 그의 영화 속엔 마냥 가볍지 만은 않은 ‘뼈’가 들어있는 것이다.

참고: 논문 「팀 버튼의 애니메이션에 나타난 그로테스크 연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