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만으로는 떠나지 마라
열정만으로는 떠나지 마라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1.12.03
  • 호수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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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효과만을 기대하고 갔다가는 큰 코 다쳐요”

지난 워킹홀리데이 기획 1부 「언어도 공부하고, 돈도 벌고, 여행도 하고」에서는 워킹홀리데이의 개념과 전반적인 생활상에 대해 알아봤다. 이번 기획 2부에서는 워킹홀리데이를 둘러싼 문제를 짚어보고 경험자들이 들려주는 조언에 대해 들어보자.


워킹홀리데이, “시행착오 겪는 중”

매년 워킹홀리데이에 참가하는 인원이 많아지면서 관련 문제들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다. 워킹홀리데이 관련 문제가 지속적으로 해결되지 않자 외교통상부에서는 지원사업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를 구축했다. 민간단체였던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는 외교통상부의 감독 하에 워킹홀리데이 관련 문제를 관리하는 업무를 위탁받았다. 최덕진<외교통상부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 팀장은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 전에 인포센터나 외교통상부를 통해 공신력 있는 정보를 얻어 잘 활용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 <박지영 작가가 캐나다에서 워킹 홀리데이를 할 때 동료들과 함께 한 모습>
‘인포센터’가 구축 된 후에도 워킹홀리데이를 둘러싼 노동 착취, 에이전시 사기 등의 문제는 빈번하다. 최 팀장은 “워킹홀리데이를 에이전시에만 의존해 쉽게 준비하려는 학생들이 많다”며 “자신이 여러 정보를 통해 알아보며 꼼꼼히 준비한다면 사기 문제는 줄어들 것”이라며 에이전시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실제 워킹홀리데이 중인 학생들은 외교통상부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는 실정이다. 저서 「호주 워킹 홀리데이 완전정복: 열정만으로 떠나지 마라」를 쓴 강태호 작가는 “현지에서는 외교통상부의 존재를 느끼기 힘들다”며 “홍보도 잘 안 돼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곳이 많지 않아 단순 외국인 노동자처럼 일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실상을 밝혔다.

아웃바운드(국내에서 협정국으로) 참가 인원과 인바운드(협정국에서 국내로) 참가 인원의  불균형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웃바운드 참가 인원은 호주 한 국가만 해도 평균 3만 명을 넘는 반면 인바운드 참가자 수는 협정국을 다 합쳐도 500명을 웃돈다. 협정국 간 상호 허용 인원 증대의 저해 요소로 작용해 우리나라 청년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축소하기 때문이다. 논문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인바운드 활성화 방안 연구」에서는 “△홍보 부족 △취업 정보 미비 △국내 일자리 및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 부족 등의 이유로 인바운드 참가율이 저조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또 소득 수준이 높은 국가들로만 협정이 체결돼 프로그램의 시작이 아웃바운드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것만은 꼭 명심하고 떠나길

▲ <배동기 작가가 찍은 뉴질랜드 퀸스타우 전망대에서 바라본 와카티푸 호수>
인종차별을 겪은 경험을 묻는 질문에 강 작가는 “영어를 잘 못하는 한국인들은 제아무리 이민자의 나라인 호주라 해도 무시당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또 배 작가는 여행자 숙소에서 머물 때 그곳의 식기에 김치를 보관한 적이 있었는데, 누군가 마요네즈를 김치 위에 뿌려 놓았다고 했다. 배 작가는 “인종차별로 생각해 신고를 하려 했지만 낯선 김치의 액젓 냄새가 외국인들을 불쾌하게 한 것을 알았다”며 “서로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워킹홀리데이에서 일을 구할 때 주의해야할 점은 무엇일까. 외국인 신분으로 일을 구하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배 작가는 “혼자서만 구하러 다니려 하지 말고 종교 활동, 봉사 모임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친구를 사귀어 일자리 정보를 얻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특히 호주는 성매매가 합법이라 취직에 좌절감을 느낀 여성들이 최후의 방법으로 성매매를 택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한다. 강 작가는 “일을 쉽게 구하려고만 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저서 「캐나다 워킹홀리데이」를 쓴 박지영 작가는 “체류기간 동안 언어 문제로 고생하지 말고 사전에 기본적인 언어 습득을 하고 가면 훨씬 편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캐나다에 있는 동안 영어 공부를 하는 데 6개월이란 시간을 소비했던 박 작가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말이었다. 또 배 작가는 “워킹홀리데이는 평생 한 번뿐인 기회인 만큼 고생하더라도 꼭 다녀왔으면 한다”며 “대신 워킹홀리데이를 스펙으로 여기지 말고 우선순위나 목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보고 떠나길 바란다”고 청년들에게 전했다.   

사진 제공: 박지영·배동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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