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워홀러'로 살아간다는 것
호주에서 '워홀러'로 살아간다는 것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1.12.03
  • 호수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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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브리즈번의 태양은 환하다. 창문을 여니 서울에서의 공기와 다른 풀 냄새가 코를 찌른다. 간만에 여유를 찾은 오늘, 여태까지의 내 호주생활을 돌아보려 한다.

나는 이곳에서 호주인 가족을 만났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그들은 나를 ‘방문자’라기보다 ‘가족’으로서 대해줬다. 나는 주말이면 이들과 승마, 사냥, 카누타기, 캠핑 등 많은 추억들을 만들고 있다.

호주에 오며 얻어가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어학이 아닌 경험이었다. 그래서 영어를 공부하러 다니기보다 옥수수 농사, 양파 따기와 같은 한국에서는 체험하려 하지도 않았던 농사를 체험하며 돈을 벌었다. 직접 일을 하고서야 생각보다 힘든 일임을 알게 됐다.

직접 번 돈으로 여행을 다니는 재미도 쏠쏠했다. 번지점프도 하고 스킨스쿠버도 하는 등 자연 경관이 관광 자원인 호주에서 몸으로 자연을 만끽했다. 입시에 지치고 학점에 시달리던 나를 정화하는 기분이었다. 명소를 찾아가 유명한 건축물을 보고 그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었다는 것을 호주 특유의 자연과 함께하는 여유로움을 통해 느끼게 됐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잠시 페이스북을 켰다. 한국에 있는 사람들과 연락할 길은 이 것 뿐이라 자주 들어가는 편이다. 한 친구가 영어 실력이 많이 늘지 않았냐고 물었다. 난 그녀에게 “사실 영어 실력의 진전은 별로 없는 편이야”라며 “실력보다는 외국인들과의 대화 능력이 좋아졌다고나 할까”라는 댓글을 남겼다. 객관적인 언어 구사능력보단 영어를 구사 할 ‘넉살’이 좋아진 것 같다. 딱딱하던 내 영어 말투가 자연스럽게 변한 것이 스스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주말이라 ‘가족’들과 캠핑을 떠나기로 했다. ‘스프링브룩 국립공원’ 근처에서 텐트를 치고 모닥불을 피워 서로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낼 것이다. 앞으로의 워킹홀리데이가 지금까지만 같다면 후회 없는 워킹홀리데이가 될 것 같다.             

도움: 신재연<공대 건축공학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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