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의 소통 방식은 사회화 과정을 통해 습득된다. 따라서 각 문화의 규범적 가치에 따라 가족 간의 소통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현대의 한국 대학생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와 규범을 따르지 않아 소통 방식에 있어 차이를 보인다. 동양과 서양을 대표해 한국과 미국 대학생의 가족 소통 패턴을 비교해 보자.

먼저 ‘일치지향성’과 ‘대화지향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일치지향성’은 의견의 동질성과 획일성을 강조하는 성향이다. 일치지향적인 가족은 가족 간의 조화와 부모에 대한 자녀의 복종을 강조한다. 한편 ‘대화지향성’은 이질성과 다양성을 강조하는 성향이다. 대화지향적인 가족은 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표현하도록 장려한다.

우리나라 대학생과 미국 대학생의 가족 간 소통에서 양국 모두 대화지향적 형태가 일치지향적 형태보다 빈번히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부모도 자신의 의견뿐 아니라 자식의 의견을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부모들은 자유로운 의견 제시를 허용한다는 면에서는 같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자신의 의견을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반면 미국의 부모들은 자신의 의견을 강요하지 않는 편이다. 우리나라의 부모들은 외형적으로는 자녀와의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자신의 의견에 순종하길 바라는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미국 대학생들에 비해 부모와의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간다.

동양은 옛날부터 부모와 자식은 천륜이라 는 연계성을 강조했다. 김병길<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국은 아직까지는 동양적인 ‘정’의 가치를 따르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부모와 자녀 간에 언어적 소통은 적지만 내적으로는 더 많은 비언어적 소통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부모들은 자녀와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인식하지만 그들에게 방임적인 태도를 취함으로써 자녀에게 자유를 준다. 이는 부모 자녀간의 갈등을 줄이는 데도 한 몫을 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지금까지 전통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관습의 차이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다.

부모와의 관계 만족도는 양국 대학생 모두 부모가 대화지향적일수록 높아지고, 부모가 일치지향적일수록 낮아졌다. 김 교수는 “상호 이해의 폭을 넓히는 쌍방의 소통을 통해 대화지향적 자세를 취하는 것이 우리나라 가족 소통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참고: 논문 「한미 대학생의 가족 커뮤니케이션 패턴과 부모와의 만족도 차이에 관한 연구
:RFCP를 중심으로」
도움: 김병길<건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이나영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