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스포츠, 뛰어서 세상 속으로
한양대 스포츠, 뛰어서 세상 속으로
  • 김명지 기자
  • 승인 2011.05.15
  • 호수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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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한양의 눈으로 대학 스포츠를 바라보다

재정적 어려움에 학생들의 무관심까지, 대학 스포츠의 위기에 대한 지적이 수차례 있어왔다. 우리학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선수들은 그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부대시설들을 이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전광판을 통해 홍보되는 스포츠팀의 경기 일정을 무심코 지나치기 일쑤다. 그러나 좌절하기엔 이르다. 우리학교 스포츠팀엔 개교 72년과 함께 걸어온 역사가 여전히 빛나고 있다.


한양의 스포츠, 한양의 상징

1960년대는 프로 스포츠팀이 창설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대학 스포츠팀과 더불어 직장 내 스포츠팀이 활성화됐던 때다. 금융권, 제과회사를 비롯한 사기업은 물론 중앙정보부와 한국전력 등 행정기관들에도 운동팀이 있었다. 대학과 기업의 두 스포츠팀 체계는 프로 스포츠팀의 공백을 메우며 국가대표를 제외한 영역에서 가장 수준 높은 역할을 차지했다. 이들 내에서 국가대표가 선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현재 프로 스포츠팀이 가지는 것과 비슷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우리학교엔 1960년대를 기점으로 여러 스포츠팀들이 생겼다. 1961년에는 축구팀이, 1965년엔 농구팀이, 1968년엔 배구팀이 창설됐는데 야구팀의 경우 1957년 창설 이후 해체됐다가 1961년 재창설되기도 했다. 현재는 여기에 △유도 △체조 △육상 △아이스하키 등 다양한 종목의 팀들도 함께하고 있는 상태다. 당시 스포츠팀들의 잇따른 창단에 대해 신현호<축구팀> 감독은 “대중의 관심을 받는 체육 인재상을 이용하는 것이 학교를 홍보하는 하나의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프로 스포츠팀이 창단되기 시작하면서 변화가 일었다. 대학 스포츠의 경우 학생들에게 이전과 같은 호응을 이끌어내기 힘들어졌다. 결과적으로 ‘학교 홍보’의 기능이 약화되기에 이르렀다. 재정 지원이 점차 약해지기 시작한 이유였다.


시련의 터널을 걸어

재정지원이 감소하며 여러 어려움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학교 축구팀은 교내에 잔디 경기장이 없어 광명시에 있는 한 복지회관의 운동장을 홈 경기장으로 쓰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를 통해 우수한 학생을 모아야 하는 스카웃 사정 또한 재정 문제로 곤란한 것은 마찬가지다. 최명룡<농구팀> 감독은 “우수한 선수를 영입할 때에는 그 선수만을 단독으로 영입하기 힘들기 때문에 의례적으로 몇 자리가 더 필요하기 마련”이라며 “이 때문에 정원이 적어질수록 우수 선수 영입에 제시할 만한 조건이 적어지기에 팀 기량에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는 운동선수들의 생활 복지 문제와도 직결된다. 현재 학생들이 사용하는 기숙사 내 기자재들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선수들에게 부여되는 학습의 의무 또한 논란이 있다. 1980년대에 이미 체육 특기 집중 개발 중심의 ‘엘리트체육’에서 벗어나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스포츠팀 선수들에게도 학생으로서의 학습이 요구되기 시작한 것이다. 엄현희<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ㆍ사무국> 국장은 “대학 스포츠의 정상화와 선진화를 위한 선결 과제는 학생 선수의 학습권에 관한 문제”라며 “학생 선수들이 공부와 운동을 병행해 전인적인 스포츠 지도자가 되도록 육성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주요 목표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기엔 운동을 함께 해야 하는 학생 선수들과 팀에 큰 부담을 준다는 평이 있다.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신 감독은 이런 부담을 호소하며 “우리나라 체육 체계는 과도기적 상태에 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일반 학생들의 무관심 역시 지속적으로 지적된 문제다. 지난 6일 올림픽체육관에서 우리학교는 상명대와의 농구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으나 관중석의 상당 부분이 빈 채였다. 윤미정<인문대ㆍ국어국문학과 10> 양은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관람하고 싶다”고 밝히는 한편 “경기가 치러지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홍보의 부족을 암시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최근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에서는 △축구 △농구 △배구 등의 종목에 ‘리그전’을 열었다. 리그전은 여러 팀이 일정한 기간에 같은 수로 대전해 그 성적에 따라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는 횟수를 거듭하며 패자를 가려나가고 최후에 남는 두 팀으로 하여금 우승을 결정하게 하는 경기 방식인 ‘토너먼트’와 대조적이다. 엄 국장은 “리그전 방식의 도입으로 ‘홈 앤 어웨이’ 경기가 가능해졌다”며 이에 대해 “홈 경기장과 어웨이 경기장(타팀의 근거지가 되는 경기장)을 일정한 횟수대로만 오가면 되기 때문에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에 좋다”고 설명했다. 리그전이 학생 선수들의 바람직한 학습 활동에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이용된 것이다.

홈 경기장에서에서의 경기를 의무적으로 정함에 따라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한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엄 국장은 “홈 경기는 경기의 질적 향상은 물론 일반 학생들의 접근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장을 찾는 학생들을 위해 각종 이벤트를 준비하는 것 또한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엄 국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 스포츠 자체의 역할이다. 대학 스포츠팀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마추어 선수가 정식 프로 선수로서 활동하기에 앞서 제대로 된 기본기를 다지기에 필수적이라는 것이 스포츠팀 감독들의 설명이다. 최 감독은 “농구의 경우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Draft제’(프로 스포츠팀에서 대학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수를 선발하는 것)를 통해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대학 농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축구의 경우 최근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프로 구단에 입단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학 축구팀은 이들에게 프로로서의 육체적ㆍ정신적 기량을 넓히는 계기를 제공해줄 수 있다. 실제 고등학교 때까지 유지하던 포지션을 대학에 진학한 후 바꾸는 학생들도 많다는 것이 신 감독의 설명이다. 신 감독은 “고등학교 때까지 배울 수 없었거나 잘못 배웠던 것들을 프로 선수가 되기 전에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교정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대학 스포츠팀의 의의”라며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상의 모든 어려움에도 대학 스포츠팀이 빛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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