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문제, 올해도 재방송
등록금 문제, 올해도 재방송
  • 한대신문
  • 승인 2006.02.26
  • 호수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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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면 어김없이 방영되던 성룡 영화가 지난 설에는 TV 전파를 타지 않았다. 명절 특선영화를 재탕하던 관행을 깼다는 좋은 평가와 함께 뭔가 허전하다는 애교 섞인 불만도 있었다.
올해 우리학교에는 관행처럼 여겨지는 등록금 문제가 또 다시 붉어지고 있다. 등록금을 둘러싼 학교와 학생들의 갈등을 보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다는 애교를 볼 수는 없는 것일까.

1월초 대학이 9.7%의 등록금 인상안을 제시한 이후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후 여러 차례의 등록금분과협의회가 열렸고 이 과정에서 대학은 선심 쓰기식의 조정인상안을 제시했다. 일부 학생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대학은 재학생과 신입생에게 7.97% 인상된 등록금 고지서를 발송했고 결국 협상은 결렬됐다. 어쩌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그대로 실현된 것이나 다름없다.
등록금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이권을 대변할 양 배움터 총학생회의 입장은 서로 상충된다.

서울 총학은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는 플랜카드를 내걸고 개강 이후 등록금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안산 총학은 게시판 성명을 통해 등록금 인상률보다는 예산 사용에 대한 잘못된 점부터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등록금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입장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공개된 게시판을 통해 서울 총학을 비난하는 안산 총학의 행위는 이해하기 어렵다.

서울 총학은 확대운영위원회를 열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방향을 제시해놓고 있다. 대학이 여는 입학식을 부정하고 자칭 ‘진짜 입학식’을 열어 학생들의 역량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많은 행사를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겠다고 한다. 물론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총학의 의지와 행동력에 기대를 걸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특히 29일로 예정한 학생총회와 이에 앞서 열릴 전학대회를 성사시킬 수 있느냐의 부분은 지난해 학생대표자회의의 연이은 무산으로 비춰 의문부호를 던져본다.

안산 총학은 그 행보를 조금 달리 한다. 우선 등록금 예산 집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검증한 뒤 등록금 투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실행에 옮기겠다는 주장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안산배움터에 낮게 책정된 예산비율을 균등하게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등록금 고지가 완료된 상황에서 학생들이 원할 경우 투쟁에 나서겠다는 말은 다소 아쉽다. 이미 개강을 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의중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과 등록금 인상률 1.43% 인하를 안산 총학만의 공인 것처럼 광고하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조정제시안이 실제 안산 총학이 제시한 데이터 때문인지도 확인돼지 않았으며 설령 그렇더라도 겸손할 줄 아는 자세를 취하길 바란다.

앞서 말한 것처럼 지금까지의 등록금 문제 진행상황은 작년과 다르지 않다. 그 같은 상황에서 고지된 등록금 인상률은 작년보다 2.78%나 높은 상황이며 양배움터 총학간의 공조역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에 논리적이고 체계적이라는 요구안만을 제시하며 생각과 노력만을 되풀이하는 안산 총학. 매년 다르지 않은 방법으로 등록금 투쟁을 전개하려는 서울 총학 모두 학생들이 원하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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