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진보’를 비난하기 위해 '퇴보'하는 한양대
무분별한 ‘진보’를 비난하기 위해 '퇴보'하는 한양대
  • 한대신문
  • 승인 2010.11.27
  • 호수 1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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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캠퍼스가 선거전으로 분주했다. 양 캠퍼스 모두 예년과 달리 3,4팀의 총학생회(이하 총학) 선본이 등장했고 학생들의 관심도 뜨거웠다. 하지만 과열된 관심은 각 선본의 선거 공약에만 그친 것이 아니었다. 진보적 총학생회를 표명한 서울캠퍼스 총학 선본 「샤우팅 한양」에 대한 원색적 비난이 이어졌다. 선본 홍보를 위해 「샤우팅 한양」이 내건 현수막은 의도적으로 누군가에 의해 찢겨나갔고 진보적 총학생회 표명 선본이 그려진 입간판은 훼손됐다.

「샤우팅 한양」의 김성민 후보는 공대 학생회장 재임 당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정치적 성격이 강한 8ㆍ15행사를 무리하게 추진했고 이에 학생들의 반감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일부 학생들이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샤우팅 한양」을 공격하고 있다. 현수막ㆍ입간판 훼손뿐만 아니라 각 선본의 공약의 실효성과 자질을 검증하는 자리였던 서울캠퍼스 총학 후보 언론사 공청회에서 노골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일부 학생 패널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부적절한 표현을 쓰며 「샤우팅 한양」의 정치적 행태만 비난하기에 급급했다.

이들의 분별없는 행동으로 총학 선거전이 얼룩졌다. 각 선본이 내세운 공약의 실효성ㆍ당위성을 판단해 올바른 선택으로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공약과 선본에 대한 객관적 판단 이전에 감정적인 말과 비이성적인 행동을 통해 학생들을 동요시키고 있다. 비이성적인 공격이 선본 「샤우팅 한양」에 쏟아지면서 정작 공약에 대한 점검은 뒷전으로 밀려버렸다. 현재 학생들 사이에서도 내년에 당선될 총학이 자신들의 삶과 학교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 라는 부분보다는 출마한 각 선본의 정치적 색채와 이에 따른 해프닝이 더 많이 회자되고 있다.

ERICA캠퍼스도 마찬가지다. 선본 「원포인트」 또한 문창웅 후보가 언정대 학생회장 당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가입과정에서 절차상 문제가 불거졌고 이에 대해 정치적 성향을 들추고 비난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서울캠퍼스 선본 「샤우팅 한양」, ERICA캠퍼스 선본 「원포인트」 모두 그들이 학생대표의 이름으로 학생의 동의 없이 행했던 정치적 행동에 대한 면죄부는 없다.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표명하는 데에 절차를 무시하고 학생들 전체 의견인양 드러낸 데에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특정 선본에 대한 비이성적인 공격은 학생의 의견을 묵살하는 일부 선본의 행태와 다를 바 없다. 덧붙여 특정 정치 세력과 선본에 대한 혐오를 폭력적인 방법을 통해 드러내는 것 또한 학내 민주주의가 퇴행하는 길이다. 그들의 무분별한 행동을 무분별한 비난으로 받아치기 전에 우리가 지성인으로 불리는 대학생임을 염두에 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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