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술문화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대학교 술문화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5.17
  • 호수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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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충주대학교 물리치료학과에 다니던 신입생 故금인경 양이 선배들의 강요로 술을 마신 후 정신을 잃은 후 다음날 자취하던 원룸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같이 있었던 고인의 동기들 역시 짧은 시간에 상당량의 술을 섭취한 탓에 손에 경련이 일어나고 정신을 잃는 등의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으며, 심지어 남학생들에겐 폭력까지 휘둘렀다고 하니 대학교의 잘못된 술 문화의 현실을 낱낱이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해마다 대학교의 삐뚤어진 술문화로부터 야기되는 대학생들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음에도 반복되는 현실, 어디부터가 문제의 시발점인 것일까?

결국 그 원인은 정당한 처벌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매번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처음에 일이 커지는 듯 기사화 되지만 결국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다. 적정량을 넘어서는 술을 강제로 권하는 행위는 결국 치사에 이른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많은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피해학생 선배들이 결코 그것을 몰랐을 리 없다.

결국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적용되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학교 차원에서, 또 사회적인 차원에서 이런 행위에 대한 사회적인 합의, 또 실질적인 처벌이 있어야 한다. 한국적인 병폐인 ‘좋은 게 좋은 것’,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는 식의 갑작스런 관용을 베푸는 게 결국은 고인을 위해, 그리고 남은 학생들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들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 원칙을 세우지 못하고 넘어가기에 급급하니 이런 잘못된 문화가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학가에 식당과 새로운 놀이문화가 자리 잡기보다 호프, 술집, 노래방 등 음주문화를 바탕으로 한 놀이문화의 팽배. 그리고 강요된 술자리 문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최소한의 비판적 사고를 오히려 조직생활,
학교생활의 낙오 격으로 매도하는 분위기 또한 이러한 술문화에 충분히 일조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근본적인 우리나라의 술문화를 그 문제로 꼽을 수는 없다. 실제로 우리나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외국인들은 집단적인 술자리 문화에서 친목을 다지고, 개인적으로도 술을 마시며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한국의 술문화는 오히려 우리사회의 장점으로 꼽는다.

그럼에도 그 섭취량이 과하고 강압적인 술자리 분위기와 강요가 더해지면서 장점이 단점으로 탈바꿈되는 것이다. 여태까지의 과오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장점을 장점으로,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더 이상 故금인경 양과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학사회 스스로가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할 때다.                                                                   
                                                                                                                                                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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