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상징체계 정립은 왜 필요한가
대학의 상징체계 정립은 왜 필요한가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5.16
  • 호수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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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일권 교수 한양의 상징 특집 기고
▲ 손일권<한양여대ㆍ경영과> 교수
매년 입시철만 되면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대학의 브랜드 이미지 광고이다.
정원미달과 글로벌화로 인한 치열한 경쟁이 대학도 브랜드화 되는 시대를 초래한 것이다. 그 결과 단순한 입학안내를 넘어 대학의 이미지를 명확히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데, 현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명인을 내세워 인지도 증가만을 목적으로 하는 단발성 광고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대학 브랜드의 이미지를 체계적으로 정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한 해답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의 정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아이덴티티(identity)는 송신자가 바라는 이상적 모습이지만 이미지(image)는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로 수신자가 인식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을 상징하는 이미지 요소가 부족하다’라는 말은 아이덴티티 시스템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았거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나 방법이 부적절하다는 말과 다름 아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아이덴티티 시스템은 크게 의미요소와 표현요소로 구분된다. 의미요소는 추상적이고 비시각적인 반면 표현요소는 구체적이고 시각적이어서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수단이 된다. 이러한 점에서, 대학 역시 추구하는 교육이념과 비전 등 의미요소들을 다양한 표현요소들에 충실히 반영해야 하는데, 이때 표현요소들 중 대표적으로 부각되는 것이 상징수단이 된다.

이러한 상징수단의 유형에는 언어적 상징(verbal symbol), 물적 상징(material symbol), 행동적 상징(action symbol) 등이 있다. 언어적 상징은 가치나 신념 등이 언어형태로 표출된 것인데, ‘민족고대’가 대표적 예이다. 물적 상징은 인공물로 표출된 학교의 로고(logo)나 조형물 등으로, 연세대의 ‘독수리’나 서울대의 ‘정문’ 그리고 본교의 ‘구 본관’이 그 예이다. 행동적 상징은 구성원이 보이는 두드러진 행동패턴으로, 대표적인 것이 매년 정례화 된 ‘연고전’이다.

그러나 대학이 지향하는 이미지를 다양한 형태의 표현요소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하더라도 워낙 많은 표현요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원하는 이미지를 목표대상의 인식 속에 정확히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대학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의미요소의 규명과 함께 표현요소들 중에서 대학의 차별화된 특징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표현요소들을 선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대학의 상징체계를 정립한다는 것은 목표 이미지에 기초하여 표현요소들이 모두 연계성을 가지도록 하는 한편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차별적 특징을 가지는 표현요소들을 선별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표현요소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목표대상에게 인식됨으로 인해 이미지가 형성되기 때문에 상징체계의 정립이 필요한 것이다. 아무쪼록 한양대라고 하면 누구나가 뚜렷이 떠올릴 수 있는 상징들이 많아져 학교가 지향하는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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