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이가 따뜻해지는 자리
사람 사이가 따뜻해지는 자리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5.16
  • 호수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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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신문 편집장 이준기 축사

창간 51주년을 맞이한 한대신문에 진심어린 축하 인사를 전합니다. 아울러 몇 가지 당부말씀을 전하고자 합니다.

대학에 사람냄새가 안납니다. 그 만큼 사람과 사람 사이가 멀어졌다는 것입니다. 학문공동체와 진리의 전당으로서 토론과 담론생산의 주된 자리인 대학이 점차 고요해지고, 대학에 ‘광장’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열띤 토론문화와 대학 내 정치참여는 ‘촌스러운 것’으로 배격되고, 대학 내 ‘정치적인 것’은 희미해져만 갑니다. 대학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대학이 점점 생기를 잃어가는 시점에 대학신문은 사람 사이가 따뜻해지는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학내 주요 사안을 알리는 매체에서 나아가 담론을 형성하고 토론의 장을 열어주는 역할을 대학신문이 수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학 내 모든 이야기가 대학신문에 담기고, 대학신문을 통해 그들의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전달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대학신문이 지금까지 소홀해있던 ‘본연’의 모습을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

한대신문은 유구한 전통을 지닌 권위 있는 대학신문입니다. 공신력 있는 보도로 대학 내 매체 파급력이 클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심도있게 타 대학소식을 알 수 있는 유일한 매체입니다. 그러나 대학신문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현재 한대신문에는 총 12면 중 대학 내 이야기가 3면에 불과합니다. 그마저도 학교 행사나 협약체결식 보도기사를 제외하면 진정으로 학생들의 생활상을 담고 있는 이야기는 미비합니다.

저는 한대신문이 냉철하고 빠르게 학내 사안을 보도하는 매체이기 보다는, 따뜻하고 은은하게, 그러면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한 가지 사안을 긴 호흡에서 심층 보도하는 매체로 발전하길 기원합니다.

한대신문은 51년의 유구한 전통을 가진 자랑스런 언론입니다. 한대신문이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대학신문이 상상하지 못한 대학신문을 만들게 될 날을 염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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