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학교 개교 71주년을 기념하며
한양대학교 개교 71주년을 기념하며
  • 한양대학보
  • 승인 2010.05.16
  • 호수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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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ICA캠퍼스 총학생회장 유예슬 축사

며칠 전 ERICA캠퍼스 정문 준공식에 다녀왔습니다. 친구들과 우리학교 정문이 볼품없다며 볼멘소리를 하곤 했는데, 새 정문이 완성되어 참 기쁩니다. 처음 정문 설계도면을 봤을 때 머리를 갸우뚱하게 했는데, 정작 완성되고 주변 공원들도 정리가 되니 참 예쁜 정문이더군요.

우리 한양대가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특히나 요즘은 날씨가 좋고, 나무들이 푸르러서 우리학교의 모습이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습니다. 이렇게 학교의 외관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데, 그 안에 우리 학우들의 머리는 얼마나 꽉 채워져 가고 있을까, 가슴은 얼마나 뜨거워지고 있을까 돌아보게 됩니다.

올해 2010년은 여러 가지로 의미가 깊은 해입니다. 가슴 아픈 기억들을 되새기는 한 해이기도 합니다.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입니다. 6.25전쟁 60주년입니다. 역사의 상처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지형을 제공해 줍니다. 때로 우리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답답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좌절하거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찾아옵니다. 하지만  결국 길은 포기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열립니다. 길을 열고자하는 사람만이 역사를 만들어 갑니다. 우리의 아픈 역사는 어떻게 걸어가느냐에 따라 새로운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4.19혁명 50주년입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입니다. 6.15남북공동선언 10주년입니다.

그리고 우리 한양대 개교 71주년입니다.올해 2월 사상 최대 청년 실업율을 기록하였습니다. 꿈을 찾으러 대학에 왔건만, 꿈은 조금씩 멀어지고 삶은 힘들어져 갑니다. 어떤 꿈이 있어서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취업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늘어납니다. 그러한 학생들에겐 캠퍼스는 낭만의 공간이 될 수가 없습니다. 서로의, 그리고 자기 자신의 꿈을 억누르고 기업의 꿈을 대신 꾸어야 하는 감옥과도 같은 공간일지도 모릅니다.

힘든 현실이지만 우리학교에서 만큼은 학생들이 마음 놓고 꿈꿀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취직을 해야지’가 아닌, ‘취직을 하면 어떤 삶을 살아야지’를 품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냄새 나는 학교, 꾸며서 드러내는 사랑이 아닌 소리도 소문도 없이 오로지 “사람”을 향한 사랑이 풍요로운 학교, 사막속의 오아시스 같은 학교가 되길 바라며, 개교 71주년을 맞이하여 올해가 그러한 변화의 첫 해가 되기를 간절히 정말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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