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다가왔다. 수업을 듣기위해 강의실로 걸어갈 때면 뜨거운 열기 속에 숨은 차오르고 흐르는 땀으로 등줄기는 흠뻑 젖는다. 물을 마셔 보지만 타는 듯한 갈증과 더위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땀에 젖은 티셔츠 때문에 한층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사이, 반쯤 풀린 눈앞에는 한 잔의 생과일주스가 아른거린다.

우리나라에 생과일주스매장이 생긴 것은 약 10년 전의 일이다. 캔이나 팩에 담긴 가공주스가 대부분이었던 그 당시, 매장에서 직접 즙을 짜 얼음과 함께 내놓는 생과일주스는 새로움으로 관심을 받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과일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생과일주스는 사람들의 기호를 맞추기에 용이했다. 다채로움과 화려한 디자인, 그리고 건강을 앞세운 마케팅은 적중했고 거리 곳곳에 생과일주스매장이 문을 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생과일주스에 대한 인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요즘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않은 생과일주스가 웰빙 식품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인공첨가물이나 환경호르몬이 없다는 점과 과일이 가진 영양분을 그대로 담고 있다는 점은 생과일주스의 인기에 크게 기여했다.

생과일주스의 재료인 과일에는 여러 천연 비타민과 미네랄, 유기산 그리고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필수영양소의 하나인 비타민과 미네랄은 몸을 유지하는 데에 쓰일 뿐만 아니라 피부미용과 노화방지에도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유기산은 피로회복을 도와 지친 심신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며 파이토케미컬은 항산화작용과 암 예방 효과가 있다.

과일을 주스로 만들어 먹을 경우 이 효과를 배로 누릴 수 있다. 액체는 체내흡수가 쉽고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이다. 한 잔으로 하루에 필요한 대부분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얻을 수 있다. 또 통째로 먹는 것에 비해 위에 부담이 덜하다. 이 때문에 불규칙하고 인스턴트화된 식생활로 ‘영양과잉 속의 영양결핍’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의 영향 균형을 바로잡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같은 효과가 알려지면서 가정에서 생과일주스를 만들어 먹는 일도 많아졌다. 아침 식사시간이 부족한 학생, 직장인들에게 부담 없는 식사대용으로 인기다. 또 어린이들에게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주는 방법으로도 생과일주스가 떠오르고 있다. 생과일주스를 만들 때 우유나 요구르트를 같이 넣어주면 어린이들이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공할 수 있다. 과일이나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도 형형색색 달콤한 생과일주스는 쉽게 받아들인다. 이밖에도 다른 여러 조합을 통해 건강에 좋은 생과일주스를 만들 수 있다.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는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생과일주스 제조법을 공유하는 것이 인기다. 나날이 새로운 생과일주스 제조법이 인터넷에 올려지고 있다.

10년 전 프랜차이즈 사업과 함께 본격적으로 대중화된 생과일주스는 이제 단순한 소비를 넘어 사람들이 직접 새로운 제조법을 만들어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사과, 딸기, 키위 등 종류도 다양한 생과일주스는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고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쉽게 지치고 피곤해지는 여름, 생과일주스 한 잔으로 상쾌함과 건강까지 채워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