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적 꿈을 향한 치열한 열망,「위대한 개츠비」
낭만적 꿈을 향한 치열한 열망,「위대한 개츠비」
  • 유현지 기자
  • 승인 2010.03.13
  • 호수 13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20년대 미국 사회 속 계층 갈등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다른 문학작품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샐린저의 소설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읽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의 주인공 와나타베가 끊임없이 되풀이해서 읽는다. 다른 문학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에 「위대한 개츠비」를 등장시킴으로써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을까.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은 1920년대 미국이다. 당시 미국은 1차 세계대전을 겪었지만 대량생산으로 경제적인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통적 가치와 도덕성에는 큰 타격을 입고 있었다. 이 작품을 읽은 사람이라면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데 작품의 등장인물 모두가 당시 미국사회의 계층을 각기 대표하기 때문이다.

독자는 닉의 눈을 통해 작품 속 세계를 경험한다. 닉에게 주인공 개츠비는 이웃일 뿐이지만 개츠비에게 있어서 닉은 자신의 최종 목표를 이루기 위한 마지막 끄나풀이다. 개츠비는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신의 능력을 채 펼쳐내지 못해 애인 데이지를 잃은 안타까운 인물이다. 반면 개츠비의 목표이자 꿈인 데이지는 최상위 계층으로 가난뱅이 개츠비가 군대에 간 사이 같은 계층의 탐과 결혼한 인물이다. 최고상류층 부부와 최고상류층을 꿈꾸는 가난뱅이 출신의 개츠비. 그리고 최상위계층을 꿈꾸는 또 한명의 인물이 있다. 탐과 불륜을 저지르는 미틀이다.

이 네 인물들의 삶은 닉의 눈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려진다. 닉은 꽤나 확고한 주관을 가진 인물인데 그 주관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그에게 했던 말에서 비롯됐다.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을 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네가 누리고 있는 혜택만큼 누리지 못했다는 점을 기억해라.’

힘이 정의라는 상식을 깨고 힘없는 자가 처한 입장을 판단의 잣대로 제시한 이 대사는 소설의 시작을 열며 닉의 아버지의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전한다. 이를 기반으로 한 닉은 밀매 등 불법적인 활동으로 돈을 버는 개츠비를 인정하고 이후에는 신격화하게 된다. 반면 최상위계층의 착한 여인 데이지에 대해 되레 반감을 갖는다.

닉의 관점이 옳은지는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작품에서 닉의 관점의 옳고 그름은 큰 비중을 갖지 않는다. 계급의 사닥다리에서 보다 높은 곳을 열망한 개츠비와 미틀은 모두 비극적 결말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 작품의 역설적인 부분들을 직면하게 되는데, 주인공의 비극적인 삶을 그림에도 작품 전반에는 녹색 빛이 흐르는 것이다. 자주 등장하는 ‘녹색 불빛’은 희망을 상징한다.

또 작품의 제목은 건전치 못한 방법으로 돈을 버는 주인공에게 ‘위대한’이라는 긍정의 단어를 붙인다.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독자들의 궁금증은 닉의 대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희망에 대한 탁월한 재능이요, 다른 어떤 사람에게서도 일찍이 발견된 적 없고 앞으로도 다시는 발견할 수 없을 것 같은 낭만적인 민감성’

개츠비는 결코 청렴하지 않았고 끝내 사랑도 성취하지 못한 채 비극으로 삶을 끝내지만 작가 스콧 피츠 제럴드가 보는 개츠비는 ‘꿈꾸는 사람’이다. 작가는 개츠비의 낭만적인 꿈을 향한 치열한 열망을 ‘위대’하다고 평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