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 출입에 취약한 양 배움터 생활관
외부인 출입에 취약한 양 배움터 생활관
  • 이채린 기자
  • 승인 2009.09.13
  • 호수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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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키 설치, 자치회 활성화 등의 대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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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 배움터 생활관은 관생외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무색하게 외부인 출입의 가능성이 큰 편이다.

전남대에서 지난 7월 한 남성이 여자 생활관에 침입해 여학생을 흉기로 위협한 사건이 있었다. 사건 발생 후 범인은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전남대도 우리학교와 같이 경비 절감을 위해 무인경비시스템을 운영 중인 학교 중 하나다. 이 사건 이후 전남대는 상시 경비원을 충원하는 조치를 내렸다.

우리학교 생활관 또한 외부인 출입에 대한 관리가 허술한 실정이다. 양 배움터 생활관은 공공연히 도난사건이 일어나고 있지만 모두 외부인 출입의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부족하다. 현재 서울배움터 생활관인 1ㆍ2ㆍ3생활관과 개나리관은 밤 7시부터 새벽 6시까지 학생증으로 출입하며 그 이전엔 외부인 출입이 가능하다. 출입문마다 경비가 있지만 드나드는 모든 사람을 관리하기는 어렵다. 각 실의 문은 열쇠로 관리하고 있다.

안산배움터 생활관은 대학원생을 제외하고는 카드키 출입이 전혀 없다. 늦은 시간 드나드는 대학원생을 위해 새벽 1시 이후에는 학생증으로 출입할 수 있게 조치했지만 사실상 새벽 1시 이전에는 누구나 생활관을 드나들 수 있다.

▲ 서울배움터 생환관인 1,2,3 생활관과 개나리관, 국제관 등은 학생증으로 출입이 가능하다.
강수연<과기대ㆍ분자생명과학부 09> 양은 “생활관을 새벽 1시까지 개방하기 때문에 외부인 출입 위험이 크므로 출입문 카드 장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경북대의 경우에는 생활관 출입구에 혈관인식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혈관인식시스템은 생활관에 출입할 때 개인 고유번호를 누르고 인식기에 손등을 대면 혈관 모양을 통해 개개인을 인식하는 시스템으로 작년 8월부터 시행됐다. 또한 각 방은 비밀번호 입력 방식으로 관리한다.

조현주<경북대ㆍ생활관> 생활지도사는 “예전엔 카드키 출입 방식이었는데 학생들의 카드키 분실이 잦고 그로 인한 외부인 출입이 문제가 돼 혈관인식시스템을 시행하게 됐다”며 “시행 후 외부인 출입금지가 철저하다는 학생들의 믿음이 생겼고 관리도 쉬워졌다”고 말했다.

▲ 건국대는 기숙사 내 모든 출입이 카드키로 이뤄진다.
건국대는 출입구뿐 아니라 각 실도 모두 카드키로 관리하고 있다. 황희성<건국대ㆍ생활관> 주임은 “생활관 설립 때부터 카드키 시스템을 사용해왔고 지금까지 도난 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다.

도난사고 방지 및 치안을 위한 CCTV도 안산배움터에 1생활관 5대, 2생활관 2대, 3생활관 3대, 창의인재교육원 16대 등으로 그 수가 적다. 특히 각 실 문이 있는 복도에는 CCTV가 전무해 보안에 허술하다.

안산배움터 채수석<학생생활관ㆍ운영팀> 팀장은 “학교 측에서는 복도에도 CCTV를 설치하고 싶지만 사생활 침해를 들어 일부 학생들이 반대해 설치가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도난사고 방지를 생활관 내 공동체 문화 조성으로 해결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배움터 생활관 온라인 커뮤니티를 운영했던 이호은<공대ㆍ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 04> 군은 “생활관에 2년 반 동안 살았는데 복도에 널어놓은 빨래가 사라지거나 화장실 다녀온 사이에 도난사건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 도난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생활관 내 문화가 너무 개인주의적이라 도난사건이 줄지 않는 것 같아, 학생 자치회와 같은 조직을 중심으로 관생끼리 얼굴도 익히고 서로 감시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안산배움터 생활관에는 학기마다 자치회가 조직돼 활동 중이다. 자치회 부회장 김진환<공학대ㆍ건설환경시스템공학과 04> 군은 “생활관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운영팀과 협의하기도 하며 매 학기 오리엔테이션과 축제를 열어 생활관생끼리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배움터 생활관에는 자치회 대신 생활관생으로 이뤄진 조교 5명이 있을 뿐이다. 김경민<음악학과 석사과정 4기> 조교는 “조교들은 생활관생들의 입실 및 퇴실 관리와 민원 처리 등을 주로 맡는다”고 말했다. 이는 생활관생들의 친목이나 복지를 위해서가 아닌 생활관 관리를 위한 조직이다.

치한이 침입했던 전남대 생활관은 최첨단 보안을 자랑하던 기숙사였다고 한다. 우리학교도 전남대의 사례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생활관 치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사진 최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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