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이거 대체 무슨 냄새니?”
“얘, 이거 대체 무슨 냄새니?”
  • 김단비 기자
  • 승인 2009.07.24
  • 호수 12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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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모를 교내 악취에 시름하는 우리학교
시계가 기숙사 통금 시간을 향해 가자 학생들은 서둘러 정문을 통과해 잰걸음으로 안개가 자욱한 학교 캠퍼스 안으로 들어선다. 기숙사로 가는 길의 중반 지점에 들어서자 쓰레기가 부패하고 있는 것 같은 냄새가 안개에 섞여 코끝에 미세하게 스며든다. 이내 기숙사로 향하는 학생들의 입에서 저마다 탄성이 흘러나온다. “얘, 이거 대체 무슨 냄새니?”

우리학교가 원인모를 악취에 시름을 앓고 있다. 특히 안개 낀 밤이면 악취의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 측은 악취의 원인을 ▲기숙사 근처의 토지 거름 냄새 ▲교내 하수구 정화 냄새 ▲학교 인근 공단의 폐기물 처리 냄새 등으로 추측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A는 “매일은 아니지만 한 달에 몇 번 밤이 깊어질 때 쯤 캠퍼스 내에 쓰레기가 썩는 것 같은 냄새가 난다”며 “특히 안개가 낀 날에는 악취로 불쾌감마저 느껴진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안산시의 악취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김만호<안산시청ㆍ환경지도과> 직원은 “교내에 나는 악취가 어떤 물질이 연소하는 냄새가 아니라 쓰레기 냄새라는 점을 감안하면 음식물 처리장이 원인일 확률이 높다”며 “연소된 공단 폐기물은 고압에 의해 높은 굴뚝을 통과한 후 자연 낙하되고 있는데 학교와 공단과의 거리를 따졌을 때 공단 폐기물 처리 냄새가 학교까지 영향을 미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안산시는 음식물 처리 냄새로 고충을 겪는 시민들의 민원을 고려해 현재 안산시 본오동에 위치한 음식물 처리장을 오는 12월경 안산 공단 안으로 옮길 예정이다.

김 직원은 “음식물 처리장을 이전하면서 처리 시설을 강화해 악취 노출 문제를 보완할 계획”이라며 “교내 악취의 원인이 음식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냄새라면 오는 12월부터는 학생들이 더 이상 악취에 눈살을 찌푸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교내 악취의 진상 규명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음식물 처리장이 악취의 명확한 원인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박병선<총무관리처ㆍ시설과> 직원은 “교내 문제의 진상 파악은 학생들의 민원제기를 통해 시행되는데 학생들이 교내 악취에 대한 민원을 제기한 적은 아직 없다”며 진상 규명 조사를 위한 학생 민원 제기의 필요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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