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그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4.05
  • 호수 1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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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 학생회가 법학학술정보관(이하 신법도) 2층 열람실을 법대생 전용좌석으로 지정해달라는 요청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유게시판에서는 법대 학생회의 행동에 대해 ‘학과 이기주의’라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신법도가 법대 소속이 아닌데다 타 단대 도서관도 모두 개방해서 운영 중이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경금대에서는 신법도 건축 당시 소음공해 등을 감수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 역시 이용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법대가 이렇게까지 나오는 이유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법대생들은 현재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사실 기존의 법대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는 구법도의 경우, 고시반이 절반의 좌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 로스쿨 학생이 새로 들어오며 나머지 절반을 차지해 일반 법대생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전무하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법대생을 위한 공간을 배려하지 않은 채 배분돼 그들의 학습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신법도가 법대생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심지어 법대 학생회조차도 이 부분엔 동의한다. 그러나 법대생들은 말도 안되는 주장임을 알면서도 이를 바랄 수 밖에 없다. 시험기간엔 강의실을 개방하고 있지만 평소에도 학습이 계속돼야하는 고시생이 많은 법대의 특성을 배려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대 학생회에서 요구하는 신법도 2층을 법대 전용으로 하는 방안은 분명 잘못됐다. 그 방안은 타 단대의 불만을 살 뿐만 아니라 절차 및 조직도 상 문제로 오랫동안 논란이 반복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차라리 기존의 고시반ㆍ로스쿨 지정좌석제를 폐지하는 방향이 오히려 더 옳은 방향이라 여겨질 정도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학교 측은 법대를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학생들이 요구하기 이전에 그들이 먼저 나서서 해야할 의무가 있다. 학습을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에게 막상 그들의 학습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들의 학습 분위기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같은 등록금을 내고도 같은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는 결과다. 법대생들이 너도나도 “다음은 어디서 공부하지?”라는 말을 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불편이 계속된다면 사라져가는 단대에 대한 차별이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교가 진정으로 학생 한명 한명을 모두 배려한다면 지금의 법도 문제는 학생들이 아니라 학교가 나서서 해결해야할 문제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타 단대 학생들도 법대가 주장하는 바를 무작정 비판하기 보다는 그들이 정말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자세를 취하면 바람직하겠다. 그것이 한양이 더욱 발전하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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