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면 지각도 없어요
자전거 타면 지각도 없어요
  • 서보영 기자
  • 승인 2009.03.22
  • 호수 12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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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자전거타기

봄바람이 살랑살랑 코끝을 간질이기 시작했다. 영화 「4월 이야기」에서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 자전거를 타고 서점에 들러 책을 사던 여배우의 모습은 싱그러움 그 자체였다. 안산배움터에는 자동차만큼 자전거가 많다.

많은 학생들이 자전거를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대여사업을 할 정도다. 서울배움터와는 달리 평지로 이뤄져 학교 안에서 자전거를 타기가 편리하다. 서울배움터의 진사로를 자전거로 오르는 모습은 상상만으로 아찔하지만 후문을 통하면 자전거 등ㆍ하교는 충분히 가능하다. 건강에도 좋고 경제적으로 이로운 녹색 교통수단 자전거, 한양인들은 어떻게 타고 있을까.    
 
건강을 생각한다면 자전거
서울배움터에는 학생회관과 공업센터 등 총 10개의 자전거 보관소가 있다. 총 220대의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보관소에는 자전거보다 오토바이가 더 많이 주차돼있다. 학교 지형 상 언덕이 많아 학교 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학생은 드물다. 체대 학장 오상덕<체대ㆍ체육학과> 교수는 “학교가 아무래도 경사진 곳이 많아서 학교 안에서 자전거를 타기에 적합하지는 않다”면서도 “후문으로 들어오면 큰 무리가 없어 자전거로 거의 매일 출퇴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내에서 자전거를 타기는 다소 위험할 수 있으나 학교 근처 자전거 전용로를 이용하면 안전하게 탈 수 있다. 서울숲 자전거 전용로와 광화문 청계천 자전거 전용로가 연결돼 있어 청계천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 도심 속에서 한적함을 느낄 수 있어 더할 나위 없는 자전거 산책 코스다. 틈을 내서 운동을 하기 힘든 대학생들에게 자전거 타기는 최고의 운동이다. 등ㆍ하교 시 자전거를 타면 운동과 동시에 교통비까지 절약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다리는 제2의 심장이라는 말이 있다. 다리가 혈액의 저장소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자전거 타기는 하체를 강화시키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오 교수는 “원래 고지혈증과 고혈압이 있었는데 자전거를 탄지 3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무슨 일이든 체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운동은 필수”라고 조언했다.

한양대 자전거 동아리 HyCycle 부회장 조재우<인문대ㆍ철학과> 군은 “라면 4개를 먹을 정도의 대식가인데 자전거를 탄 뒤로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며 “몸매 관리에 이 보다 좋은 운동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조 군은 “꾸준히 자전거를 타면 시험기간 밤샘에도 지치지 않는 강인한 체력을 얻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자전거, 학교에서 빌려드려요
안산배움터 학생에게 자전거는 필수품이다. 기숙사에서 15분 정도를 걸어야 학교에 도착할 수 있는데 자전거를 타면 10분가량 단축시킬 수 있다. 아침 일찍 수업이라도 있는 날이면 자전거의 진가는 더욱 빛을 발한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학교 근처 중앙동에 외식을 하러가는 날에도 자전거는 빠질 수 없다. 걷기에는 멀고 택시를 타기에는 택시비가 아까울 때 자전거는 최고의 교통수단이다.

학생들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는 만큼 자전거와 관련한 재미있는 일화도 종종 생긴다. 고광선<언정대ㆍ홍보학과 06> 군은 “여학우들은 눈에 띄는 예쁜 자전거를 선호한다”며 “공대 앞 분홍색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 여학우가 마음을 설레게 했다는 식의 이야기가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안산배움터에서는 생활자전거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에게 자전거를 대여해준다. 안산배움터 학생인권복지위원장 김정규<언정대ㆍ홍보학과> 군은 “2002년쯤 자전거 대여 사업을 처음 시작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며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줄을 서서 번호표를 뽑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올해도 많은 학생들이 학복위를 통해 자전거를 대여해갔다. 총 학생회 싸이월드 클럽을 통한 자전거 대여신청은 2분 만에 마감이 될 정도다. 최근에는 여학우들을 위해서 바퀴가 작은 여성용 자전거도 구비해놓았다.

자전거 고장시를 대비해 대여 시 만 5천원의 대여료를 지급해야하며 자전거 반납 시 만원은 돌려받을 수 있다. 또 자전거 분실 시 5만원을 배상해야한다. 김 군은 “분실이나 고장 때문에 매년 100대에서 150대의 자전거를 새로 구매하고 있다”며 “장기간 여행을 갈 때는 대여했던 자전거를 반납을 하고 가는 편이 고장이나 분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당부했다.

자전거를 못 타는 아이
자전거를 처음 배우던 순간을 떠올려 보자. 처음에는 누군가 자전거 뒤에 서서 밀어줘야 하지만 어느 순간 도움 없이도 혼자 힘으로 발을 구른다. 중심만 잘 잡으면 대부분 그리 어렵지 않게 자전거를 배울 수 있다.

자전거 21 이영우<연구개발팀> 직원은 “자전거는 쉽게 배울 수 있지만 아무나 가르칠 수는 없다”며 “페달 밟기에 그치기보다 지속가능한 자전거 이용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자전거 21에서는 기본적인 자전거 법규에서부터 서서 중심잡기, 출발하고 멈추기 등 체계적인 자전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자전거 배우기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릴 때 타던 세발자전거를 떠올리지만 쉽게 되지 않는다. 이런 이들을 위한 성인용 세발자전거도 있다. 허접한 보조 바퀴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20인치 크기의 바퀴 세 개가 달려있고 웬만한 짐은 모두 실을 수 있어 장보러 갈 때 용이하다.

한편 두 명이 함께 탈 수 있는 2인용 자전거도 있다. 자전거를 탈줄 모르는 애인과의 2인용 자전거 데이트는 둘 사이를 더욱 돈독하게 해준다. 애인의 허리춤을 살포시 잡은 채로 맞는 한강변의 봄바람은 상쾌함을 더 할 것이다.     
               

 일러스트 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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