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인가 TV인가
인터넷인가 TV인가
  • 서보영 기자
  • 승인 2009.03.22
  • 호수 12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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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자유롭다. 다른 이의 비밀을 떠벌리기에 인터넷만큼 좋은 공간은 없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연예인들은 특히 이 공간 안에서 충분한 얘깃거리가 된다. 현 사생활에 관한 노출뿐만이 아니다. 과거 중ㆍ고등학교 졸업사진까지 인터넷 상을 떠돌아다니며 성형논란의 불씨가 되기도 한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와 같은 인터넷 공간의 특성이 TV에 그대로 비춰지기 시작했다. 그냥 듣고 넘길만한 가십거리가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기정사실화 돼는 걸 보면 참 씁쓸하다. MBC 연예 프로그램 ‘섹션TV 연예통신’에서는 매 회 인기검색어 HOT 7 이라는 코너를 내놓는다. 이 코너에서는 매주 인터넷에 새로 오른 순위별 검색어를 상세하게 설명한다.
또 연예인 A 연애설, 이혼설 등 아직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검색어’를 기사화시켰다. 인터넷상 연예기사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오거나 적절히 취합하고 변형한다. 연예인의 어린 시절사진과 심지어 가족사진까지도 TV를 통해 볼 수 있게 됐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류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처럼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생중계하기도 한다. 연예인들이 가는 곳에 카메라가 동행해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낸다.
물론 인터넷에 익숙한 10, 20대 젊은층을 TV 앞으로 불러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TV의 변화는 바람직하다. 인터넷 상 가십 거리를 반영한 공영 방송의 연예 프로그램들이 실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방송은 방송이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의 성격을 지나치게 반영한다면 TV 보는 진정한 즐거움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새로운 뉴스거리 없이 인터넷 따라가기에 그치는 뒷북치기 연예프로그램이라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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