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안에서 문학청년으로 살기
한양 안에서 문학청년으로 살기
  • 서보영 기자
  • 승인 2009.03.15
  • 호수 12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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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문학 창작 장려하는 분위기 필요

우리학교 출신 작가는 드물다. 이승훈<인문대ㆍ국어국문학과> 교수, 소설 「쑈리 킴」을 쓴 故송병수와 소설 「어두운 기억의 저편」을 쓴 故 이균영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학교는 타 대학에 비해 글 쓰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 적다. 또 취업에 대한 압박으로 문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 줄어들고 있다. 실용적인 교육이 중요시 되는 요즘 글 쓰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은 사실 상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에 대한 미학적 관점과 창의적인 사고를 길러준다는 점에서 문학은 간과할 수 없는 분야다.

문학청년보다 취직
신성환<인문대ㆍ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예전에 비해 문학에 큰 열의나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줄어들었다”며 “전반적인 학교 분위기도 실용을 중시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취업에 대한 압박감은 우리학교 내 문학청년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직업 작가가 되는 것이 안정적인 경제적 기반을 가져다주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작가의 꿈을 포기하기도 한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후에 글을 써도 늦지 않다는 생각을 가진 학생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작가가 되려다가 최근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A는 “직업 작가가 되기보다 직장에 취직해서 틈틈이 글을 쓰는 길을 택했다”며 “글만 쓰는 학생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작가를 꿈꾸는 학생들
글만 써서는 밥 먹기 힘든 현실이다. 그러나 작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서덕순<인문대ㆍ국어국문학과> 교수는 “학생들이 낸 과제를 보면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있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소위 말해 ‘떼돈’을 버는 작가가 스타작가였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돈을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작가가 곧 스타작가다.

굶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는 것이 작가가 되고 싶은 학생들의 공통된 바람이다.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언어적 감각과 그에 맞는 지성, 상상력이 필요하다. 시대에 걸 맞는 글을 쓰는 능력 또한 작가가 갖춰야할 덕목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글을 쓰는 데에는 당사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정아<인문대ㆍ국어국문학과 05> 양은 “우리학교는 문학 창작보다는 이론적인 측면을 강조한다”며 “학생들이 서로 글쓰기를 장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김 양은 “글을 쓰는 일이 가치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글을 쓴다”며 “글 쓰는 일은 다른 이의 강요보다 당사자의 재능과 의욕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고 전했다.

분위기가 작가를 좌우
경희대는 일주일에 한 번 시인, 소설가 교수들이 학생들과 문학 실기 공부를 하고 있다. 정규 수업 외 시간에 만나 책을 읽고 토론을 하거나 실제 창작을 한다.
교수들이 적잖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하지만 벌써 몇 년 째 왕성하게 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이 결과 신춘문예 등에 등단하는 학생들 수가 늘어났다. 실습실이나 단체 소모임에 대한 학교 측 지원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우리학교는 글 쓰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이나 관심이 미비하다. 국어국문학과 소모임 ‘건달문학회’의 회장 강영구<인문대ㆍ국어국문학과 08> 군은 “우리학교 문학특기자 전형이 작년 입시부터 폐지됐다”며 “문학 특기자 전형을 통해 글쓰기에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입학했던 것으로 안다”고 아쉬워했다. 국어국문학과 수업은 국어학이나 이론적인 국문학 수업이 대부분이다. 문학 실기 관련 수업은 올해 개설 된 ‘현대 소설 창작과 감상’정도이다.

중앙 동아리 ‘라미 문학회’의 회장 전창수<인문대ㆍ중어중문학과 08> 군은 “좋은 작가가 나오기 위해서 학교 측 지원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문학적 소양을 기를 수 있는 수업을 통한 문학을 권장하는 분위기 조성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 군은 “1학년 때 공대에서 필수로 듣는 ‘과학기술의 철학적 이해’와 같은 수업은 인문학적 소양과 거리가 멀다”며 “학생들의 문학적 관심을 직접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수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진 최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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