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교육 강화라지만…
외국어교육 강화라지만…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3.08
  • 호수 1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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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는 올해 기존의 교육과정을 개편했다. 이번 개편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외국어와 관련한 사안이다. 글로벌 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외국어 교육강화, 공통교양 영어교육 강화, HELP 과목의 글로벌화 등의 개편안이 눈에 띈다. 졸업 전까지 영어전용강좌 3과목을 이수하도록 하던 것에서 5과목으로 늘어난 데다 외국어 영역에서 최소 1과목 이상 의무이수하도록 한 조치 역시 중요한 변화다.

또한 대학은 회화 위주의 실용영어를 폐지하고 기초학술영어에서 전문학술영어로 연결되는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발표와 쓰기를 주로 하게 되는 대학에서 이는 실용적인 변화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긍정적으로만 볼 수만은 없을 듯하다.

무엇보다도 학술영어라는 쓰기ㆍ발표 중심의 새 강좌를 마련하며 기존의 실용영어회화 과목을 폐강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 조치다. 외국과의 교류에서 회화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다. 방학이면 너도나도 회화학원에 등록하는 현실에서 뚜렷한 대안 없이 회화 과목을 폐강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 보기 힘들다.

초급중국어1 기초 택필화나 영어전용 강좌 의무이수 수를 늘리는 등, 외국어교육 강화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외국어 교육이 의무이수로 일관되는 것도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어떤 교육이든 스스로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능률이 올라가고 나아가 좋은 결과를 낳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새롭게 마련된 기초학술영어에 기존 실용영어회화의 교수진이 그대로 옮겨간 것 또한 걱정되는 일이다. 물론 본격적인 ‘친 전공’으로 운영되는 과목은 전문학술영어다. 하지만 아직 교수진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없는 현 상황에서는 해당 강좌가 영어는 잘하나 전공에 대해 명확히 알지 의심이 가는 교수진이 선정되는 경우, 혹은 전공에 대해서 명확히 알지만 영어를 통해 이를 풀어내지 못하는 교수진이 선정될 가능성을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출중한 교수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이번 교과과정 개편 역시 ‘빛 좋은 개살구’가 돼 버릴 수 있다.

영어 검증 시험이나 인증제도 혹은 기초필수로 듣는 몇 가지 외국어 교양과목 등 타 대학이 시행하고 있는 천편일률적인 영어제도에 비하면, 우리학교의 이번 외국어 강화 개편안은 분명 새롭다. 6개 학문 계열로 구분해 강의 내용을 차별화 하고 전공에 필요한 ‘맞춤형 영어 교육’을 하겠다는 학교의 포부도 당차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에 있어 빠진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개편안이 그저 ‘희망사항’이 아니라 현실적인 변화가 되기 위해선 학교 측의 고민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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