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매매, 이대로 좋은가
강의매매, 이대로 좋은가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3.01
  • 호수 1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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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강신청기간이 지나면 자유게시판에서 강의 매매 글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등록금을 내고 듣는 수업에 대해 다시 한 번 돈을 낸다는 것은 넌센스다. 하지만 원하는 강의를 등록하지 못해 돈으로라도 사야하는 학생들의 입장 역시 웃을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심지어 강의매매를 위해 일부러 강의를 선점해 되파는 경우도 있다.

타 학생의 수업 받을 권리로 돈벌이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학교 측에서는 게시판에서 빈번하게 이뤄지는 강의매매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강의매매글이 올라오면 해당 글을 삭제하고 신상이 밝혀지면 관련 과목의 수강신청을 강제 취소하도록 조치했다.

하지만 학교 당국은 강의매매를 단순히 제재조치 한다고 해 단발성으로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 실제로 제재조치 이후에도 게시판에서는 계속해 강의매매 글이 보이고 있다. 수시로 확인하고는 있으나 계속 확인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게 운영팀의 변명이지만 설령 모든 글을 효과적으로 제재한다 하더라도 이것만으로 강의매매를 막을 수는 없다.


강의매매가 이뤄지는 까닭은 P/F 과목을 포함한 일부 인기과목이나 전공과목의 자릿수 부족 때문이다. 수요에 턱없이 모자라는 공급량이 난데없는 ‘지하경제’를 일궈내고 있다. 그러나 이는 타 학교에 비해 뒤떨어지는 교수 1인당 학생 수와도 연관이 있다.
중앙일보가 발표한 대학 평가에 따르면 우리학교는 07년 37위, 08년 29위로 10위는커녕 20위에도 들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교수확보율 역시 07년 31위, 08년 30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현 상황에서 더 많은 교수 수를 확보해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감소시키는 것은 강의매매뿐만 아니라 대학 경쟁력 역시 높일 수 있는 원천적인 해결방법일 것이다. 그러나 또한 가장 시행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그렇기에 학교 측은 인기 강좌에 대한 유동적인 인원변화나 현행 수강신청체제의 변화를 모색해보는 등 현재의 문제가 고질적 병폐가 되지 않도록 여러 해결책을 고민해야할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강의를 듣는다는 것은 학생들의 열의 또한 끓어오르게 하기 충분하다. 또한 수강매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경쟁력을 높여 우리학교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 돼 준다. 그러나 대학 측의 고민이 단순히 게시글에 대한 제재나 해당 수강과목 취소에서 그치고 있다면 아쉬운 일이다. 대학 측의 감각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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