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와 학생의 관계에 대해서
교수와 학생의 관계에 대해서
  • 한양대학보
  • 승인 2009.01.04
  • 호수 1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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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한 지 어느덧 5년째에 접어든 학생이다. 어딘가에 오래 있었다 해서 반드시 그곳을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생활을 거치며 이런 공적인 지면을 통해 꼭 한번 말해보고 싶은 주제가 하나 있다. 교수와 학생간의 관계에 대해서다.

국가의 학문과 지성을 선도하는 대학 교수에게 충실한 지적·인간적 인도를 받고 있다면, 엄청난 대학 등록금이 ‘낭비’에 불과하다는 생각은 그리 쉽게 들지 않을 것이다. 교수에 비해 강사의 수가 지나치게 많다든지, 백여 명이 넘게 듣는 전공 강의가 수두룩하다든지 하는 문제들을 새삼스레 재론하려는 건 아니다. 그보다는 교수님과 학생들 사이에 놓여 있는 ‘심리적인 거리’를 언급하고 싶다.

교수-학생간의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다. 일정한 거리는 스승의 지적인 권위를 존중하는, 배우는 이의 기본자세일 것이다. 그러나 교수님 한번 찾아뵙는 게 부담스러운 학생과, 학생들을 불편해하거나 귀찮아하는 ‘티’(그분들의 진짜 심경은 모르겠다)가 역력한 교수님들, 그리고 마치 그것이 당연한 듯 무사안일하게 흘러간 몇 년의 시간은 무엇을 말하는가. 학생들을 가르칠 만한 대학의 제반 상황이 열악하고, 연구실적과 경쟁 중심의 교수평가체제가 도입된 것이 교수님을 학생으로부터 떨어뜨려 놓는다고 단정 짓기엔, 교수들이 형성한 전반적인 ‘교수문화’는 학생들에 대해 너무도 냉랭하고 배려심이 없다고 주장하고 싶다.

도정일<경희대> 명예교수는 경향신문에서 교수평가 제도의 도입에 대해 “학생들이 강의의 진가를 평가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추어져 있느냐는 문제가 있었지만 놀랍게도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보면 거의 대다수라고 말해도 좋을 학생들이 옳게 평가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오랫동안 ‘무풍지대’에 속했던 교수사회에 신중하고도 적절한 충격이 필요하다는 것과 동시에 많은 교수들이 무심결에 쌓아둔 학생에 대한 불신과 냉소와 무관심의 문화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교수들이 저 구름 위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에게 열린 태도를 가지고 관심과 애정을 쏟는 교수님들은 분명히 존재하며, 필자는 그분들에게 늘 고마운 심정을 가지고 있다. 이상적인 대학 교육은 교수님들과 학생, 그리고 대학 측의 끊임없는 고민과 반성과 소통 속에서야 비로소 성취될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논의가 필자와 필자 주변 학생들만의 생각인지 궁금하다. 몇 해 전 한양대학보(당시는 한대신문)에서 이 주제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한 기억이 있는데, 한번쯤 교내 언론사에서 심도 있고 풍성한 기획ㆍ분석기사로 다뤄주면 좋을 것 같다. 얼마 후 선출될 총학생회에서도 이러한 사안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기를 기대한다.  

박성열<사회대ㆍ사회학과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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