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교육개편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교양교육개편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11.30
  • 호수 1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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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달 7일 학부대학 주최로 열린 ‘학문융합교양 교육과정 연구세미나’는 새롭게 개편될 2009-2012년까지의 교양교육과정에 대한 전체 윤곽을 보여줬다. 개편될 교양교육과정의 특징은 한마디로 학문의 통섭적 경향과 융복합적 교육, 학습자 중심의 교육, 다문화적 환경을 고려한 교육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본 개편안은 앞으로 대학과 사회에서 전개될 다양한 변화를 수용,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교양교육에서의 철학과 이념이 부족하다는 면에서, 또한 현 교양교육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매우 단편적인 측면에서 고려됐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

 우선 교과과정 개편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융복합교육’이 대학과 학문공동체의 유행상품이나 장식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선진외국대학의 융복합교육에 대한 무비판적, 단편적 벤치마킹을 경계해야 하고, 당장의 현실적 수요에 부응하는 교육, 이른바 실용적 관점에서 융복합교육을 파악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융복합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 기반에서 교양교육의 철학과 이념이 나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두 번째, 과연 학습자(학생) 중심이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이 부족하다. 배움에 대한 학생들의 열정과 비전을 좌절시키는 근본적 문제와 제도적 한계에 좀 더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100명, 200명 규모의 대형강좌에서 학생주도적 학습역량, 교수와 학생 사이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구현될 지 상상해보길 바란다. 교양교육에 대한 포퓰리즘적이고 단편적인 견해를 넘어서 내실 있는 수업을 위한 제도적 개선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세 번째, 기초교육에 대한 방법론적 모색이 구체화돼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 경쟁대학에 비해 글쓰기 역량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학과, 전공의 장벽의 한계를 넘어 학생들의 글쓰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글쓰기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네 번째, 다양한 문화와 인종을 고려한 르네상스적 교육이 무엇인지, 그  이해와 책임감이 현저히 부족하다. 글로벌 리더십 함양 같은 거창한 구호 대신 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소양을 세계적, 다문화적 환경 속에서 어떻게 길러나가고 심화시켜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교과과정에 반영되길 바란다. 미국발 오바마 혁명의 모태가 바로 대학이었음을 기억한다면, 교양교육이 삶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실현하는 기회의 장임을 보여줘야 한다.

  교양교육 혁신과 교육의 수월성 확보를 위한 좀 더 체계적이고 헌신적인 노력을 학교본부에 요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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