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의식부재 드러난 안산 선거
선거 의식부재 드러난 안산 선거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11.30
  • 호수 1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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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안산배움터 총(여)학생회 선거가 끝났다. 총학생회는 투표한 4519명의 학생 중 3129명의 찬성표를, 총여학생회는 1881명중 1446명의 찬성표를 얻어 당선됐다.

하지만 선거가 끝난 지금까지도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안산배움터 역사상 최초로 단선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앞으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와 단대 선관위의 역할, 그리고 앞으로의 선거 관리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던져줬다.

이번 선거에서 중선관위는 중립적인 입장을 지키기보다 후보자의 ‘당선’에 혈안을 둔 듯했다. 중선관위에선 후보자들의 선거 플랜카드와 같은 색깔의 플랜카드를 걸었으며 문구 색깔에 있어서도 후보자들을 생각나게 하는 색깔을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학생복지관 건물을 뒤덮는 크기의 홍보 플랜카드도 등장했다.

선거 날짜를 홍보한다기엔 선본의 이름은 너무나도 선명했다. 단선이었다는 점과 후보자들이 올해 총학생회에 몸 담았다는 점은 학생들로 하여금 ‘팔이 안으로 굽는 게 아닌가’하는 의문을 남겼다.

선거에 대한 의식도 문제점을 나타냈다. 단지 개인의 서명만으로 본인임을 확인, 투표용지를 배부했다. 중선관위에선 “시행체식에 선거 방법에 대한 규정이 명시돼있지 않고 학생증 확인에 대한 조항도 명시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회의를 거친 후 단대 선관위에 ‘권고’만 하고 특별한 규정을 세우지 않은 점은 투표자의 신분 확인이 가장 중요한 선거에 대해 중선관위의 의식이 부족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국문대 개찰구에선 총여학생회 선거에 남학생이 투표를 해 기록된 투표수 보다 많은 수의 개표용지가 나오기도 했다.

중선관위의 세칙과 단대 선관위의 세칙이 통일되지 않은 점 역시 문제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이 부분 때문에 혼선이 많았다. 단대의 자율성을 보장해 이런 문제를 안고 가느니 차라리 시행세칙을 하나로 통일하는 편이 낫다.
의식 부족 문제는 단대 선관위에서도 지적됐다. 국문대 선관위는 부정선거 의혹이 어느 정도 해소된 뒤 의혹을 제기한 학생에게 자유게시판을 통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너가 문제제기한 부분은 잘못된 것이니 사과하라’는 식이다.

학생들의 문제제기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불응할 시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표현도 나왔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이 요구하는 선거인명부 공개에는 침묵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들은 과정이야 어찌됐든 학생들의 대표로 선출됐다. 하지만 각종 의혹들로 학생들의 이번 이번 총(여)학생회에 느끼는 신뢰도는 매우 낮아 보인다. 학생대표자가 신뢰를 얻지 못한다는 것은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학생들의 신뢰가 없는 총학생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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