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의 미래를 디자인하려면
한양의 미래를 디자인하려면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11.24
  • 호수 1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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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개최된 제 27회 ‘한양미래전략포럼’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강연이 진행됐다. 강연주제는 ‘서울을 디자인하라’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한 오 시장의 통찰력이었다. 서울을 문화 수도로 만들겠다는 계획, 그리고 문화가 갖는 경제적 가치를 뜻하는 ‘컬쳐노믹스’ 시대에 어떻게 대처해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감명 깊었다. 그러는 와중에 문득 ‘우리 학교의 현실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개교 70주년을 앞둔 우리 학교의 발전에는 뛰어난 연구실적과 교육환경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 등 ‘실용 학풍’이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국내 명문 사학을 넘어 세계 속의 한양이 되려면 ‘문화에 기반한 실용’이 요구된다. 요즘 소비자들이 비싼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을 찾는 이유가 단순히 맛 때문이 아니라 특유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서인 것처럼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문화가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요즘 대부분의 학생들은 ‘스펙’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입학부터 졸업 때 까지 바쁘고 정신없이 산다. 치열한 취업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교당국은 각종 국가 고시반을 마련하고 취업준비에 관한 특강ㆍ해외 인턴쉽 및 어학연수 등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학생들이 문화를 체험하는 것과 관련된 지원은 부족하다.

학생들이 문화를 즐기는 데 가장 큰 제약사항은 돈이다. 뮤지컬이나 콘서트 같은 경우 많게는 십 만원이 넘어가는 입장료를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교양수업 과제를 위해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문화적 체험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적으로 대학생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책이다. 하지만 이는 이해관계가 얽힌 복잡한 문제여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 차선책으로 학교차원의 문화생활 지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문화 지원 사업’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며 이는 곧 한양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다. 문화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자신의 전공만 잘해서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가 말한 지원이 짧은 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것이 특정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체계적으로, 꾸준히 진행되었을 때는 어떨까. 장기적ㆍ거시적 관점에서 향후 20~30년을 생각한다면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내년은 개교 7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70주년이 의미하는 바도 크지만, 100주년의 더 큰 영광을 내다보고 미래의 한양을 위해 문화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더 큰 의미를 가질 것 같다.           

 

      박건규<법대ㆍ법학과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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