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웃음의 의미
진정한 웃음의 의미
  • 장형수 기자
  • 승인 2008.09.28
  • 호수 12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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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어느 날 불현듯 찾아온 가을이긴 하지만 요즘 같은 하늘이면 그대로 ‘복사’해다가 어디든 ‘붙여넣기’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만큼 청정하고 높은 하늘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하지만 이런 하늘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심난하기만 하다. 삶이 너무 고단한 것일까. 세상사가 생각대로 잘되지 않는 것일까. 무엇이 그렇게 그들의 표정을 어둡게 만드는 것일까.

하지만 그 범인을 찾자면 너무나도 많아서 셜록 홈즈가 와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뿐만 아니라 범인을 잡아도 어찌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마땅한 해결책도 없다. 그나마 희망이라고 할 수 있는 게 바로 ‘웃음’인데 요즘 사람들은 웃음마저도 어딘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의 웃음이 부자연스러워진 건 웃음 건강법이니, 웃음 경영이니 뭐다 해서 웃음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심지어 유머가 없는 자는 성공하지 못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웃음도 노력해서 얻지 않으면 경쟁에서 점점 도태되는 현실인 것이다.

물론 우울증 환자는 일부러라도 웃는 것이 우울증을 벗어나는데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있고, 사람과의 관계에서 웃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빠질 수 없는 요소인지는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다. 가만 보면 어딜 가나 환영받는 사람도 잘 웃는 사람이다.

하지만 삶에서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웃음이 아니라 성공을 위해, 건강을 얻기 위해 억지로 짓는 웃음은 어쩐지 측은하기까지 하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웃음을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는 사실도 숨이 막힌다. 웃음의 진정한 의미가 점점 변질돼가는 느낌이다.

인상을 찌푸리는 것보다야 당연히 웃는 게 보기 좋지만, 때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것도 필요하다. 억지로 웃음 짓고 거울을 보면 입 꼬리만 어색하게 올라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힘겨움이 전혀 사라지지 않음은 물론이다.

억지웃음의 대표 주자를 꼽자면 단연 이명박 대통령을 들 수 있는데, 그는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다. 아마 ‘웃음’의 효과를 잘 알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는 웃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웃는다. 그래서 웃는 게 어색하고 거북하다. 말 그대로 억지웃음이라는 얘기다.

그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특유의 억지웃음을 남발한다. 어떻게든 좋게 넘어가려는 심산이다. 실제로 작년 17대 대선 후보자들의 얼굴표정 분석에서 그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 위해 웃음을 주로 사용하는 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웃음은 너무나 필요한 활력소지만, 그 웃음을 수단으로써 이용하는 순간부터 진정한 의미를 잃게 된다. 진정한 의미의 웃음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서 존재한다. 웃음이야말로 행복의 지름길이며 우리가 잊고 지냈던 귀중한 선물이다.

이 세상에서 ‘즐겁게 살기’보다 더 큰 철학은 없다. 그러니까, 행복해지기 위해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보면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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