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확장
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확장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7.30
  • 호수 127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처음 인터넷의 등장은 ‘사람’이라는 단어와는 상반되는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컴퓨터에 연결된 가느다란 케이블 선처럼 위태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2008년의 웹2.0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은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을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학교 동창을 찾는 사이트 ‘다모임’을 필두로 ‘아이러브스쿨’이 등장했고, 뒤이어 ‘프리챌’의 커뮤니티와 포털 사이트 다음의 ‘카페’를 중심으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만남의 장은 그 장소만 바뀌어 지금은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네이버 ‘블로그’로 옮겨갔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인기를 끌어온 온라인 미디어가 현실세계의 사람간의 관계, 대화 형태와 매우 유사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무의식과 의식, 그리고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자아를 가지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지금의 개인 홈페이지는 생각만 하고 말하지 못했던 의견들을 자유롭게 발산하는 또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장소가 되고 있다.

얼굴과 이름을 알 수 없다는 익명성에 기대어 ‘키보드 워리어’로 전락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말보다 글이 편하거나 현실세계의 나이와 성별, 위치와 직위에 억눌려 진짜 할 말을 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찾기도 한다. 이미 많은 유명 연예인들과 방송인, 정치인들이 사회적 논란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를 개인 홈페이지 게시물을 통해 말해왔고 때로는 그 발언의 강도에 따라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러한 소통 방법은 기존의 것과 상이한 조건에서 이뤄진다. 오프라인상에서는 ‘누가’, ‘어디서’ 말하는지에 따라 의견의 힘이 달라지지만 광케이블로 만들어진 평평한 지구의 온라인에서는 ‘무엇을’ 말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핵심이 된다.

1인 미디어의 힘은 올해 6월부터 시작한 촛불집회에서 그 힘을 발휘했다. 오프라인의 종이 신문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기업들의 사이트와는 달리 사람들은 자신의 카메라와 노트북을 들고 거리고 나갔다. 시위대가 맞는 모습을 포착한 UCC가 있는 반면 전경들이 폭력시위대에 둘러싸인 장면을 찍어서 올리는 사람도 있다.

지금과 같은 현상은 한 명이 더 많은 사람들과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기 위한 실제세계의 확장, 즉 ‘커뮤니케이션의 확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온라인 미디어는 더 이상 사회와 떨어진 섬으로써 존재하지 않는다. 아직은 약하고 육중한 무게에는 흔들리지만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에 하나의 오아시스로, 그리고 획일성에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가치관으로 가는 중도에 자리 잡고 있다.             김보만<경영대ㆍ경영학부 0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