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생명의 나눔 장기기증
아름다운 생명의 나눔 장기기증
  • 나선익 수습기자
  • 승인 2005.10.09
  • 호수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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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자 없어 매년 2백명씩 사망, 장기기증 참여의식 부족
한 사람의 장기기증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된 임명순 외 4명이 출현한 공익광고 중 한 장면
‘지난해 같은 날 새로운 삶을 시작한 분들. 한분의 장기기증이 이 다섯분의 새로운 삶을 탄생시켰습니다. 장기기증은 생명나눔입니다’

요즘 지상파 TV와 케이블·위성 TV 등을 통해 정기적으로 방영되는 공익광고의 내용이다. 장기이식에 대한 홍보 확대에도 불구하고 장기이식 대기자의 수는 줄어들고 있지 않다.

장기이식은 소생하기 힘든 말기 질환자의 장기를 정상 장기로 대체하여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는 치료법이다. 장기기증이란 장기이식을 받으면 살 수 있는 말기 장기부전 환자에게 자신의 장기를 나누어 줌으로써 생명을 살리는 것을 말한다.

장기기증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 장기기증의 가장 큰 증여자인 뇌사자 장기기증율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영자 박사가 작년 12월에 발간한 보건복지포럼에 따르면 200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인구 1백만명당 뇌사자의 장기 기증은 1.4명에 불과하다. 이는 스페인(32.5명), 미국(22.1명), 프랑스(17.8명), 영국(10.9명) 등에 비해 극히 낮은 수치다. 전체 장기 기증자 수도 우리나라는 68명에 그친 반면 미국은 6천4백57명, 스페인 1천3백35명, 프랑스 1천66명, 이탈리아 9백88명, 영국 6백4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장기 기증자는 1999년 1백62명이었던 것이 2000년 64명, 2001년 52명, 2002년 36명, 2003년 68명, 2004년 86명, 올들어 8월까지 56명에 그쳤다. 장기 기증자가 많은 나라에서는 대부분 장기이식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공급이 크게 모자라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장기이식 대기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장기이식 대기자는 2002년 1만1백43명에서 2003년에는 1만1천7백71명, 지난해 1만3천1백명, 올해 8월말까지 1만4천3백23명으로 매년 늘고 있지만, 장기 기증자는 2002년 1천5백48명, 2003년 1천5백96명, 지난해 1천7백17명, 올해 6월까지 7백69명에 그치고 있다.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부족과 장기기증등록에 참여의식이 부족하다는것이 한 박사의 해석이다.

장기기증의 부족으로 장기이식 대기자가 대기중 숨지는 경우가 많다. 국회 보건복지위 전재희 의원은 “기증된 장기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였던 황아무개(49세)씨가 1천89일 동안 장기 이식수술을 기다리다 숨지는 등 2002년 이후 모두 6백42명이 숨졌다”고 지난달 23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밝혔다.

뇌사자 한 사람의 장기기증으로 많게는 아홉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의 한 관계자는 “많은 환자들이 장기 기증자을 기다리다가 세상을 떠났고, 어떤 이는 지금도 꺼져가는 촛불처럼 위태롭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그들은 바로 우리의 이웃이며, 한 집안의 가장과 아내, 부모, 그리고 자녀들이다”며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을 두려워하고, 뇌사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기증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기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장기기증에 참여하는 방법은 의외로 쉽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www.konos.go.kr)에서 제공하는 장기기증희망서약서에 내용을 기재하고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로 보내기만 하면 된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 외에도 몇몇 시민단체에서 장기기증신청을 받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지영간사는 “장기기증의 중요함을 사람들이 좀 더 알았으면 좋겠다”며 “장기기증희망 신청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장기기증에 많은 참여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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