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내셔널리즘’에 주목하라
‘트랜스내셔널리즘’에 주목하라
  • 김민수 기자
  • 승인 2008.03.09
  • 호수 1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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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중심주의 극복 위해선 국민국가 패러다임 극복이 먼저

일제 식민지 경험과 분단의 현실 앞에 한반도엔 저항 민족주의와 그것을 떠받치고 있는 국민국가 패러다임이 자리 잡았다. 국민국가 패러다임은 한반도에 나름의 역할을 했음에도 세계화에 대처해야 하는 우리의 현실을 저해한다. 우리사회가 국제교류 증가와 외국인 노동자 유입 등으로 다인종ㆍ다문화로 치닫는데 순혈주의를 강조하며 그들을 배척하면 우리는 세계화에 도태돼 버린다.

국민국가 패러다임은 서구 패권주의적 세계화를 옹호하는 결과도 가져온다. 이는 국민국가 패러다임이 서구 근대국가를 모델로 설정한 서구 중심주의를 재생산하기 때문이다. 동아시아 국가들이 민족주의를 일구는데 기여하긴 했지만 서구적 헤게모니에 저항하는 대신 옹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세계화를 서구만이 아닌 동아시아와 제3세계가 대등하게 주도할 길은 무엇인가.

우리학교 <비교역사문화연구소(소장 임지현)>는 지난 7일 미국ㆍ유럽 중심의 패권적 세계화 논리를 극복할 방안을 찾는 국제학술대회를 가졌다. 이번 컨소시엄엔 아프리카 연구의 권위자인 데니스 갤번<미국ㆍ오레곤대> 교수를 비롯한 많은 국내외 학자들이 참여해 진지한 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 문화ㆍ자본의 교류는 지구적인 차원에서 일어나며 전지구화 시대 삶의 양상과 의미를 설명하는데 개별국가는 더 이상 최소단위가 아니다. 그래서 학계에서 주목하는 용어가 ‘트랜스내셔널리즘’이다. 윤성호<인문대ㆍ영문학과> 강사는 “국가라는 틀이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역사ㆍ문화ㆍ종교적인 현상을 포섭하기 위해 트랜스내셔널리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트랜스내셔널 히스토리’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임지현<인문대ㆍ사학과> 교수는 “영토와 역사에서 갈등을 빚는 동아시아에 ‘동아시아론’은 한중일 삼국의 평화공존에 기여할 수 있다”며 “그러나 ‘동아시아론’이 유교ㆍ한자 등으로 동아시아를 본질화 하는 ‘방법론적 민족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은 극복해야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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