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를떠나며
공대를떠나며
  • 한양대학보
  • 승인 2008.03.03
  • 호수 1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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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졸업하나 걱정했는데 막상 졸업식을 마치니 막상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흔히 사람들이 ‘신의 직장’이라고 부르는 공기업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만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이렇게 졸업하는 마당에 잔소리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공대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몇 줄 적어봅니다. 어디까지나 한 졸업생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해석은 독자들에게 맡깁니다.

대부분의 공대생들이 낮은 학점 때문에 재수강 심지어 삼수강을 하고 있습니다. 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등록금이 아까웠지만 성적 때문에 정규학기와 계절학기에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재수강을 했던 경험이 몇 번 있습니다. 더 좋은 학점을 받는데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했죠. 그런데 재수강을 하면서 공대의 성적평가방식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처음 수강할 때 공부 열심히 하지 않은 니 책임이다.’라고 하면 할 말 없습니다만)

한양대를 비롯한 많은 대학교가 채택하고 있는 성적평가방식은 상대평가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대평가가 이공계 성적평가에도 적합한 평가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전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공계 학문은 절대적인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이기 때문이죠. 절대적인 진리는 1+1=2입니다. 하지만 상대평가는 1+1을 2라고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2라고 썼을 경우와 같은 평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이 이공계 전공과목을 수강하고 시험이 어려워 잘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생들에 비해 그나마 조금 나은 성적이었기 때문에 A+이나 A를 받는다면, 과연 갑이 그런 학점을 받을 객관적인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즉, 시험을 잘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는 이 상대평가라는 방식이 이공계의 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해 봅시다. 전공과목의 핵심적인 원리도 모르는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A+이 나올 수 있는 성적 평가방식이 과연 절대적인 진리를 탐구하는 이공계 과목에 적합한 평가방식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번에 졸업하는 공대생의 푸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발전이라는 것은 근본적인 변화를 거치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저는 그 변화의 하나로 이공계 과목의 성적평가방식을 절대평가방식으로 변경하자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리쌍의 「내가 웃는게 아니야」라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공대생들의 A+이 A+이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성적평가방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고태상<공대ㆍ화학공학과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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