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한 청춘, 열매를 위한 발걸음
만개한 청춘, 열매를 위한 발걸음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06.03
  • 호수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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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만개하기 위해서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4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의 대학생활도 그 꽃과 흡사한 모양새를 띠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학년을 봉긋한 꽃봉오리에 비유할 수 있다면, 2학년은 만개한 꽃잎, 3, 4학년을 열매를 맺는 시기에 비유하면 적절할 것이리라.

필자는 2007년에, 2학년을 맞이하였다. 1학년 때는 대학에 합격한 조촐한 기쁨에 이것, 저것 직접 육체로 부딪히며 익히다 보니 어느 샌가 후배를 접견해야 하는 시기에 도달하게 되어버렸다. 360여일의 선배로서, 그 전의 나와 닮은 모습을 한 그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위치에 까지 올라와보니, 새삼 그 동안의 대학생활을 돌아볼 찰나의 시간적 여유조차 가지지 못했기에 살며시 진행의 끈을 놓고 멈추어서야 할 심정을 느끼는 것이다.

여성이라면 상관없겠지만, 남성이라면 군대라는 굴레 아닌 굴레에 얽매이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인 것 같다. 어떤 사람에게는 도피처로, 또 어떤 사람에게는 악몽으로 다가오게 되는 이 군대라는 것은 필자에게도 불가항력의 ‘날카로운 키스’와도 같았다.

무저갱의 고민 끝에 얻어진 결론은, 입대전의 2학년을 최고로 보내자는 것. 우선, 3개의 동아리 활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육체는 힘들지 않았지만, 정신적인 힘듦이 나의 3월과 4월의 동반자였다. 각종 대회와 대외활동을 기아에 걸린 사람처럼 정신없이 찾아 헤맸다.

비록 그 결과는 실패와 성공의 어우름이었고, 미지의 결과를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지만, 여전히 언제나 그렇듯이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전형적 고사성어의 발현을 좌망(坐望)하고 있는 것이다. 전공이라는 이름의 두 글자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경제학도로서, 한 사람의 학자지망생으로서, 이론과 실제의 괴리 또는 그 합치됨 속에서 탐구심을 높여갔고, 심오한 원리에 감탄을 내지르기도 하였다. 천성적인 경제학도로서의 모습을 뒤늦게야 발견함은 이번 학기의 자그마한 수확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일들을 핑계의 수단으로 삼아 연애를 보이콧하였음을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이루지 못한 그것을 위해 한 학기 동안 심사숙고했음을 고백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그것은 현재진행형이라는 태를 입고 있으며, 지금도 운명의 저울 속에서 가늠되고 있는 것은 어쩌면 이제 곧, 혹은 조금 후인 2학기를 위한 발판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소유해보는 것이다.

더 없이 분주히, 더 없이 알차게 보낸 일 학기의 마지막의 끄트머리에서, 또한 시험이라는 중요한 과업을 앞둔 상태에서의 이 성찰은 ‘잊힐 리가 있으랴.’ 또한, 어떠한 곳에서 누출은 없는지, 조금 더 노력하면 되는 것을 지레 포기하진 않았는지 반성해 보는 것은 미래의 다가옴에 한껏 대비하기 위함일 것이다. 돌아보라.

그리고 자신의 꽃은 어느 정도의 진한 향내와 함께 저 작열하는 태양에 한껏 그 꽃잎을 펼쳐놓았는지 시험해 볼지어다. 그것이 약간의 실망을 동반한다 할지라도, 결코 헛될 일은 없을진저. 그렇게 당신의 한학기가 아스라이 저물어감과 동시에 한양대의 위대한 학생으로서 꽃잎을 벗어던지고 열매로 승화될 준비가 되었는지 자신에게 여쭈어보라 권하고 싶다.

필자의, 그리고 우리의 여물어가는 한 학기는 이렇게 열매 맺음의 기다림으로 정리될 것이다.

조성훈 <경금대·경제금융학과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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