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공모전의 노예가 돼야 하는가
우리는 공모전의 노예가 돼야 하는가
  • 한양대학보
  • 승인 2007.05.20
  • 호수 12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취업의 문이 계속적으로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많은 학생들이 각종 기업에서 주최하고 있는 공모전에 맹목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공모전이 대학생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고 새로운 분야를 탐구할 수 있는 장(場)이 되고 있는 것일까. “친구 따라 강남 가는 식”으로 공모전이라는 그럴싸한 틀에 목숨을 바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캠퍼스에 위치하고 있는 게시판의 70%이상이 공모전에 관한 정보를 쏟아 내고 있다. 그리고 많은 학생들이 맹목적으로 공모전에 열정을 쏟아 붓고 있다. 이러한 캠퍼스 분위기에 조금은 딴지를 걸어 볼 필요가 있다.
공모전이 대학생의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또한, 인재상을 측정할 수 있는 요소로서 그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역시 인정하는 바이다. 하지만 단순히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서 공모전에 젊음을 다 바쳐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캠퍼스에서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추억들이 곳곳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이력서에 한 줄을 더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공모전이 오용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토익, 학점, 공모전, 인턴, 사회봉사라는 다섯 가지 요소가 전형적인 취업의 공식이 되어가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은 단순히 다섯 가지 요소들이 표면적으로 들어난 결과물을 원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복합적으로 어떠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얼마나 기획력을 가지고 있는가, 팀원을 이끌고 나갈 리더십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에 초점에 두고 심층적으로 인재를 뽑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진행하고 있는 공모전의 목적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뒤를 돌아 볼 필요가 있다. 공모전의 주제를 결정하고 타깃을 설정하기에 앞서서 무엇 때문에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는지, 공모전을 통해서 어떤 것들을 얻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심도 있는 성찰이 필요하다.

4년이라는 대학생의 이야기를 경쟁과 순위 매김에 치중하고 있는 공모전과 같은 현실적인 부분에 치중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우리들은 공모전이라는 거대한 괴물 앞에서 캠퍼스의 낭만들을 하나씩 버리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흐름을 비판하지 않고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청년학도는 그 존재의 가치를 가지지 못한다. 경쟁의 체제를 거부하자는 것은 아니다. 단지 공모전의 목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진정한 공모전의 의미를 찾는다면, 공모전의 발전적인 길은 더 창창 대로로 펼쳐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공모전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회에서 겪어야 할 고통들을 미리 경험하게 되는 것일 지도 모른다. 지금 공모전에 머뭇거리기에는 우리의 젊은 대학생활이 너무나도 짧다는 것이다.

학생들이여, 공모전의 노예는 되지 말지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