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를 기대한다
나비효과를 기대한다
  • 장형수 기자
  • 승인 2007.04.08
  • 호수 1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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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배움터 학생총회가 지난 4일 성사되면서, ‘양 배움터 학생총회 성사’라는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안산배움터는 전학대회 무산이라는 오점을 남기긴 했지만, 학생총회에는 정족수를 훌쩍 넘는 1천2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해 한 목소리를 냈다. 양 배움터 모두 3년 만에 우리학교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이번 학생총회에는 재학생들은 물론, 새내기들도 많이 참석했다. 이들 중에는 무엇을 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무작정 선배들의 손에 이끌려 행사에 참여한 새내기들도 많았을 것이다. 또한, 총회 전 펼쳐진 동아리 공연만 보고 자리를 빠져나간 학생들도 상당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양 배움터 학생총회는 성사 자체만으로도 그 의미가 깊다. 서울배움터의 경우 지난해 시도했었지만 실패했고, 안산배움터의 경우 확운위에서 안건이 통과되지 않았다. 올해는 총학생회의 최고 의결기구인 학생총회가 성사됐음에 앞으로 학생 대표자들의 행보에 큰 힘이 실릴 것이다. 

또한, 이번 학생총회를 통해 학생들은 언제든지 또다시 모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였다. 게다가 학교관계자들의 형식적인 발언에 야유로 답변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학교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우리학교 전체 학생들의 의견을 모으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요즘 같이 개인생활에 바쁜 학생들을 같은 시간, 같은 장소라는 공통분모로 묶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다.

우연이라면 우연이겠지만, 2003년과 2004년에는 학생총회가 성사됐었고 학생 대표자들은 많은 학생들의 힘을 얻어 학교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었다. 여기서 학생총회의 목적이 ‘등록금 환불’이 돼서는 안 된다. 또한, 학생총회가 ‘반짝 모임’으로 끝난다면 ‘플래시 몹(Flash Mob)’과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학생총회가 성사되고, 민주광장의 하늘에는 1천200여 명의 학생들의 마음을 담아 날린 오색빛깔의 풍선들로 가득 찼다. 총학생회장은 “비록 풍선은 하늘로 올라가지만 우리들의 등록금은 내려갈 것이다”라는 인상적인 발언을 했다. 학생총회에서 학교관계자들이 참석했을 때 펼쳤던 퍼포먼스에서는 현수막의 위치가 거꾸로 되는 작은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이번 학생총회를 준비했던 양 배움터 총학생회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어쩌면 학생들의 의견은 반영조차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 북경에서 작은 나비의 날개 짓이 미국 뉴욕에서 폭풍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카오스 이론처럼 우리학교 학생들 하나하나의 작고 여린 마음들이 하나로 뭉쳐져 학교를 향해 큰 힘으로 전달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학생총회는 반드시 등록금 문제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많은 학생들이 한 곳에 모여 의견을 발의할 수 있는 자리이기에, 이번을 계기로 한양대에도 ‘나비효과’ 바람이 불길 기대한다. 한양대 안의 한 학생으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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