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아트의 공장장, 앤디워홀
팝아트의 공장장, 앤디워홀
  • 김소희 기자
  • 승인 2007.03.26
  • 호수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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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 팩토리전」이 삼성 리움 미술관에서 지난 15일부터 시작됐다. 그의 인기를 반영하듯 지난해부터 연이어 앤디워홀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1월까지는 인사동 쌈지길에서 ‘쌈지, 앤디워홀을 만나다’가, 2월까지는 서울대미술관에서 ‘앤디워홀 그래픽전’이 있었다. 이번 전시는 그의 작고 2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회고전이다.

미술관 입구까지 가는 길의 유리벽에서 전시에 들어가는 문까지 쭉 따라서 그의 대표작인 ‘캠벨 수프 깡통’이 붙여져 있었다. 지하부터 시작되는 전시장에 들어가면 그가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듯 ‘찍어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작업공간을 ‘팩토리(공장)’라 명하고 “나는 기계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코카콜라 병도, 토마토 주스 상자도 예술의 소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20세기 예술에 혁신을 가져왔다.

그는 또한 대중매체의 소비적인 이미지를 복제를 통해 보여줬다. ‘최후의 만찬’이나 ‘모나리자’와 같은 명화까지도 복제대상으로 삼았던 그는 대상의 의미를 없애고 획일화하는데 반복의 기법을 이용했다. 마릴린 먼로 같은 연예인부터, 마오쩌둥, 레닌 등 국가 인사들까지 유명한 인물의 복제된 초상화를 보면 그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이들 초상화는 경매에서 1천5백만 달러(약 141억원)를 호가하는 가격에 팔린다.

흑백의 얼굴 윤곽에 눈·입술·바탕에 강렬한 형광색을 입힌 것이 그의 초상화의 특징이다. 전시장에 설치된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이러한 제작방식대로 자신의 얼굴을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자신을 또 한 명의 스타로 만들고 싶었던 그는 자신의 자화상도 작품으로 만들었다.

그의 다재다능함은 상업 디자이너로 활약하던 시절 그린 구두 일러스트와 영상으로 제작한 초상화, 그가 제작했던 영화의 포스터를 통해서 알 수 있다. 매주 토, 일요일에는 앤디워홀이 제작한 영화의 상영회가 준비돼 있다.

예술의 권위를 무너뜨리고 예술도 일상적인 제품처럼 단순한 소비의 대상로 만든 그의 작품은 ‘참을 수 없이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전시를 관람하던 사진작가 류재익은 "그의 작품은 언뜻 보기에 유치하지만 미술을 처음 배우는 사람의 정형화된 틀을 깨고 나온 것 같다. 자유로운 생각과 발상이 놀랍다"고 소감을 말했다.

모든 전시를 보고 마지막으로 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면 그의 예술과 삶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앞에 너무 나서려고 하지마라. 그저 다른 사람들이 너 자신이 있다는 것만 알 수 있게 하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그러기에는 현시욕이 너무 강하지 않았을까. 그는 세상을 떠나서도 현재의 우리에게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전시기한 : 6월 1일까지
관람료 : 7천원(3월 한달간 새내기는 무료 관람 가능)
찾아가는 길 : 6호선 한강진역 1번 출구에서 이태원방면
             버스 110, 0014 한강진역 하차
관람시간 : 10:30∼18:00 (월요일 휴관, 매주 목요일 21:00까지 연장)
문의 : 02-2014-6901/www.lee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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