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연재소설 뭘 읽어볼까?
신문연재소설 뭘 읽어볼까?
  • 김소희 기자
  • 승인 2007.03.11
  • 호수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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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학 발달에 큰 역할을 한 신문 연재소설은 퇴조를 보여 오다 최근 젊은 작가를 끌어 들여 일간지가 더 많은 독자들을 확보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매일 일정 분량씩 읽는 재미가 쏠쏠한 연재소설은 아침에 신문을 집어 드는 손길을 재촉하게 한다. 소설 연재중인 작가들의 팬들은 소설을 읽기 위해 구독신문을 바꿀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앙일보는 베스트셀러「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작가 공지영이 자신의 가족사를 바탕으로 한 소설「즐거운 나의 집」연재를 이번 달부터 시작하면서 연재소설 시장에 다시 뛰어들었다. 작가 자신이 세 번의 결혼과 이혼으로 싱글맘이 돼 성씨가 다른 세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사회적 편견과 상처를 다룰 예정이라 화제를 모았다. 전남편이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소설 게재와 배포를 금지해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냈다가 기각된 일도 있었다.

김영하의「퀴즈쇼」는 조선일보에서 신경숙의 첫 역사소설「푸른 눈물」에 이어 2월부터 인기리에 연재되고 있다. 김영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였으나 이번 학기부터 강단을 떠나 이 소설에만 전념한다고 한다. 1980년생 남녀 주인공이 우연히 TV퀴즈쇼에 출연해 재회한 후 서로 퀴즈를 풀듯이 대화하고 서로의 삶을 공유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연재소설의 삽화 또한 읽는 재미를 더하는 빠질 수 없는 고명이다. 퀴즈쇼에서는 만화가 이우일의 삽화를 볼 수 있다.

황석영「바리데기」는 한겨레에 1990년 연재 이후 17년 만에 연재하는 소설로 무속신화인 바리데기 공주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풀어 탈북 소녀의 이주를 그리고 있다.

2002년 1월부터 현재 연재중인 문화일보「강안남자」는 지난 해 11월, 청와대 구독 중단 사태로 유명해졌다. 문화일보 절독의 이유를 소설의 선정성으로 밝히자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은 신문 논조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여야 국회의원 96명은 이를 계기로 일반일간신문의 소설, 만화 등을 청소년 보호법의 매체물에 포함시켜 유해성 판단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청소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연재소설은 연재 종료 후 단행본으로 출간돼서도 높은 판매부수를 보인다. 2005년 한겨레에 한일공동기획으로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가 연재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역시 지난해 28만부가 판매됐다. 조선일보에 연재됐던 정이현의「달콤한 나의 도시」는 도시여성들의 삶과 사랑을 그리면서 많은 공감을 얻어 지난해 12월 국내소설 분야 1위에 올랐다.

선정성 때문에 존폐 논쟁이 있기도 하지만 연재소설은 우리나라 작가의 소설보다 일본 작가의 소설을 더 많이 읽는 현재, 우리 작가들을 주목하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연재소설은 한국 소설의 르네상스를 꿈꾸는 새로운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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