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씨! 내 발표를 부탁해
후세씨! 내 발표를 부탁해
  • 변가영 기자
  • 승인 2024.03.18
  • 호수 1579
  • 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HUSE-C, 어떤 동아리니?
HUSE-C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채영: HUSE-C는 Hanyang University Speech Education-cultural Club의 약자입니다. 스피치도 하고 외적으로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한다는 의미죠. 1971년에 웅변 동아리로 시작했는데, 다양한 문화생활을 정기 활동에 곁들이면서 ‘후세문화회’라고 부른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스피치에 중점을 두고 있죠. 경영대부터 △공대 △인문대 △자연대 등 다양한 학과의 부원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어요.
가영: 저희 동아린 깊은 역사와 함께, OB와의 끈끈한 연결이 큰 장점이에요. 1년에 한 번씩 OB선배님들과 YB들이 함께 모여 식사도 하고 다양한 친목 활동을 즐기는 ‘카니발’을 개최합니다. 이 외에도 YB와 OB가 교류하는 ‘후세인의 밤’도 있어요.

                                               ▲HUSE-C 졸업생이 축사하는 모습이다.

 

매주 진행되는 정기집회에선 어떤 활동을 하는가?
재준: 정기집회는 회장단의 개회사로 시작해, 스피치 능력 향상 비법을 소개하는 ‘스피치 이론’ 시간을 가집니다. 그다음엔 특정 키워드의 스피치 주제를 안내하고 정해진 시간 동안 스피치를 진행합니다. 부원들의 스피치를 선배님 또는 회장 중 한 명이 평가하는 시간도 있어요. 특이한 점이 있다면, 마무리는 항상 선배님께서 만들어주신 ‘후세가’를 제창하는 게 묘미예요. 후세가 덕분에 엄숙했던 분위기가 풀리고, 부원들 다 같이 재밌게 노래를 불러요. 집회가 끝나면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뒤풀이를 갖기도 하죠.
가영: 자유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학술 문단’도 있어요. 학술 문단은 다양한 주제와 관련된 정보와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부원들이 자기 생각을 발전시키고 표현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폭넓게 알게되어 시사 상식을 쌓는 데도 도움이 돼요.

| 빛나는 발표를 위해
스피치 이론은 어떤 내용인지 간단하게 설명 부탁한다. 

재준 : 발표 중 청중의 집중을 환기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어요. 가령 △강렬한 시작 △에피소드나 이야기 활용 △질문 또는 고민 남기기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처음 스피치를 접하면 이런 요소가 낯설게만 느껴지기 때문에, 스피치 이론 시간을 별도로 마련하여 도움을 드립니다. 스피치뿐만 아니라 면접, 인터뷰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자기 생각을 잘 말할 수 있을지도 다뤄요. 결론적으로, 스피치 이론 시간은 청자에게 내 말의 의도를 잘 파악할 수 있게끔 말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입니다.

스피치는 어떤 주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가영: 정기 집회 때마다 운영진 회의에서 정한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해요. 부원들은 그중에 하나를 선택하거나 키워드 이외의 내용을 자유롭게 발표할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1학기 첫 집회에선 주로 새 학기와 연관된 주제들이 등장해요. ‘봄’ 같은 계절 키워드처럼 시기별로 적절한 주제를 제시하곤 하죠.
지완 : 또, 강평에선 선배님들을 모시고 스피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어요. 스피치의 강점과 개선점을 알 수 있는 시간이죠. 연차가 많이 쌓인 선배님들께서 직접 오셔서 스피치를 관찰하고,  △발성 △시간 분배 △제스처 등의 요소에 대해 평가해 주십니다. 만약 선배님들을 섭외하지 못하면 회장이 강평을 담당하기도 해요. 

                                                      ▲부원들이 발표하는 모습이다.

 

정기 활동 이외에는 어떤 활동이 있는가?
지완: 정기 활동 뒤풀이뿐만 아니라 소풍이나 MT같은 친목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어요. 다 큰 사람들끼리 신발 던지기나 알까기처럼 유치한 놀이를 해도 즐거운 추억이 되더라고요. 대형 동아리만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재준: 1년에 한 번씩 다른 학교의 스피치 동아리와 협력해 외부 스피치 대회를 개최하기도 해요. 작년엔 인하대와 스피치 대회를 개최했고, 올해도 다른 학교들과의 연합대회를 준비 중입니다. 심사위원을 섭외하고 기준을 마련해 상금 수여식도 한답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의 스피치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인하대학교와 연합 스피치 대회를 진행한 모습이다.

 

| 발표왕이 알려주는 꿀팁
발표할 때 추천해줄만한 꿀팁이 있다면?

지완: 전 HUSE-C에서 활동하면서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어요. 연합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그 비결은 바로 ‘내 이야기’였어요. 누구나 진실된 자신의 이야기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게 연습하다 보면, 남의 이야기도 내 것처럼 얘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크게 성장하기도 하죠. 하지만 아무래도 연습만 한 게 없어요.
재준: 강평에서 시선에 대한 지적을 들을 때도 있어요. 전 관객 분단마다 점을 하나씩 찍고 중앙과 오른쪽, 왼쪽 세 구역을 나눠 번호를 매겨요. 그러고선 대본에 ‘1번부터 3번까지 한번 보자’와 같은 문구를 넣어 연습하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릴 수 있어요. 그렇게 하면 청중들에게 화자가 그들을 바라보며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요.

| HUSE-C만의 매력은
이 동아리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가영: 따뜻함이에요. 전대 회장님께서 OT 때 ‘HUSE-C는 따뜻한 동아리’라고 쓰고 시작했어요. 스피치는 화자와 청자가 필요한 활동이에요. 강단 위의 화자는 긴장한 상태지만, 그 앞엔 청자들의 따뜻한 응원과 격려가 있어요. 따라서 스피치라는 그 자체가 따뜻한 활동이고, HUSE-C 역시 따뜻한 동아리라고 생각해요.

HUSE-C에서 얻은 가장 큰 가치는 무엇인가?
채영: HUSE-C에서 스피치를 처음으로 했을 땐 너무 긴장해서 회장님만 쳐다보며 얘기했어요. 그런데도 “쟤 왜 이렇게 발표 못해”라며 눈치 주는 것도 없고, 심지어는 어색함을 풀 수 있는 질문들을 많이 해주셔서 큰 도움을 받았어요. 
호택: 고등학교 때 동아리 면접에서 떨어져 면접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이곳에서 극복했죠. 떨리더라도 제 생각을 말하고, 발표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어요. 말이 막히더라도 다음 키워드로 유연하게 이어갈 수 있는 방법을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어요.
재준: HUSE-C에서 얻은 가장 큰 가치는 ‘도전’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난 스피치를 잘하니까 스피치 실력을 뽐내야지’하는 마음으로 동아리에 가입하는 1%의 부원도 있겠지만, 대다수는 ‘내가 스피치를 못하는데 남들 앞에서 발표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들어온 분들이 많거든요. 결국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생각을 전달하고 주장을 펼치려면 진심을 다해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 같아요.
가영: 동아리 활동 중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애정이에요. 매주 집회마다 앞에서 이야기하는 부담감이 있지만, 항상 동료들의 응원으로 많은 용기를 얻어요.

| 한양 PRIDE
어떤 학생들이 이 동아리에 들어오면 좋을 것 같은가?
가영: △발표가 무서운 사람 △발표를 잘하고 싶은 사람 △발표를 잘해서 자랑하고 싶은 사람 △발표를 하지 않더라도 듣고 싶은 사람 △친목을 다지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추천해 주고 싶어요. 어떤 사람이 됐든 HUSE-C는 다 맞는 동아리라고 생각해요. 저흰 다 만족시킬 자신이 있어요. ‘열려있는 동아리’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동아리 박락회를 진행하는 모습이다.

 

2024년 HUSE-C의 목표가 궁금하다.
채영: 스피치 동아리인 만큼 최대한 많은 분이 한 번이라도 스피치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일반 스피치 이외에도 지목 스피치나 랜덤 스피치 등 다양한 스피치 세션을 신설할 계획입니다.
지완: 저는 동아리 부원들의 많은 도움을 받아 동아리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어요. 제가 목표로 하는 것은 저와 비슷하게 잘 적응해 낼 수 있는 동아리 부원들을 많이 양성하는 거예요. 또한, 처음 동아리에 가입했을 때 학생들이 마음에 드는 동아리로 느낄 수 있도록 다가갈 수 있고, 동아리의 장점을 끌어올릴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사진제공: HUSE-C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