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르는 클래식 게임
다시 떠오르는 클래식 게임
  • 강준원 기자
  • 승인 2024.03.04
  • 호수 1578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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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 ‘메이플 월드’ 등 장수 인기 게임들이 클래식 버전으로 돌아와 또 한 번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동시접속자 수가 각각 최대 4만 명, 6만 명에 달해 서버가 다운되는 등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이한 것이다. 똑같은 게임이 어떻게 20여 년이 흐른 지금 또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클래식 게임은 과거의 추억을 자극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미 예전부터 많은 이들은 옛 게임에 대한 향수로 이른바 ‘*프리 서버’에서 클래식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었다. 그러나 프리 서버는 그 특성상 불안한 운영으로 언제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모른단 단점이 존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사가 공식적으로 클래식 게임을 출시하자 반응은 뜨거웠다.

이런 클래식 게임이 인기를 끌게 된 이유로 유튜브나 인터넷 방송의 영향을 언급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클래식 게임을 하는 인터넷 방송인을 보고 유입되는 사람들이 많단 것이다. 실제로 박지훈<경기 부천시 22> 씨는 “평소에 좋아하던 인터넷 방송인이 클래식 게임을 시작한 것을 보고 따라서 시작했는데 최근 나온 게임과 비교해도 색다른 재미를 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제 클래식 게임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되고 있다. 이재홍<숭실대 문예창작전공> 교수는 “과거 △돈 △시간 △컴퓨터 사양 등이 부족해 게임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던 윗세대뿐만 아니라, 과거 인기 있었던 게임을 궁금해하는 아랫세대도 클래식 게임의 소비자다”며 “클래식 게임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클래식 게임의 돌풍은 게임사엔 기회다. 이 교수는 “게임사는 그동안 불법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던 ‘프리 서버’를 정리하며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게임도 팬덤 문화의 일종이기에 클래식 게임의 골수팬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는 것이 게임사엔 무엇보다 큰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기를 타고 게임사에서는 한 때 인기 게임이었던 ‘바람의 나라’, ‘블레이드 앤 소울’ 등의 클래식 버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클래식 게임들이 과거의 전철을 답습할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철우<게임이용자협회> 협회장은 “과거의 게임들은 익숙함과 아늑함을 제공하지만 결국 새로움을 줄 수는 없다”며 “과거 인기를 잃었던 것처럼 언젠간 열기가 식을 것이고 이미 한 번 사양길을 경험한 이상 그 속도는 훨씬 더 빠를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 협회장은 “클래식 게임에 신선함을 주기엔 한계가 있는 만큼 게임 내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하여 이용자 간의 끈끈한 관계를 형성하게 하는 것이 인기를 유지할 하나의 방법이다”고 제안했다. 

과거에 한 번 유행했던 게임들이 다시 유행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현상이며, 게임사들에도 단비 같은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고질적인 한계들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이 게임들의 인기는 반짝 유행으로 끝날 것이기에 현재에 맞는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 언젠가 클래식 게임이 하나의 게임이자 문화로 완전히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 프리 서버: 게임사가 아닌 제 3자가 불법적으로 게임을 운영하는 행위이다.


도움: 이재홍<숭실대 문예창작전공> 교수
이철우<게임이용자협회> 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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