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한대신문 문예상 시 대상] 하울링
[2023 한대신문 문예상 시 대상] 하울링
  • 강나현<인문대 국어국문학과 22> 씨
  • 승인 2023.12.04
  • 호수 1576
  • 9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꼬리를 물고 울면 꼬리가 자라고 나는 아무래도 시간을 물었던 모양

종종 무리를 이룬 사람들은 박물관을 떠돌며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가짜일까, 너무 많은 것들이 그렇게 있을 줄 몰랐다 고개를 흔들고 마침내 집요한 시선으로 느슨한 봉제선을 발견했을 때 사슴들이 희미해진 뿔을 내밀어 보인다

늑대는 서로를 삼키는 시늉으로 멈춰 있고 먹이는 주로 순록, 사향소, 사슴과 같은 큰 초식동물이며 때때로 인간에게 덤벼들기도 함께 울기도 또 오래 심심한 나

어제는 늑대 입속에 머리를 집어넣고 싶었고 오늘은 한번 붙어보자 싶다가도 내일은 같이 밥을 나눠 먹고 싶은 가짜 눈알을 통해 보낸 눈빛은 어느 쪽일까요

솜이 삐져나온 옆구리를 보면 내가 이렇게 따뜻해도 되는 걸까 괜히 세계를 누빈 것만 같아서 소리치고 싶은 기분

있는 힘껏 울었던 순간들은 박제된다는 것과 그것마저 기워 입는 게 당신들이고 영원히 눈물에 담기면 오래된 수면향 냄새가 밴다는 포르말린 꼭 새로운 종을 발견한 것 같지

나의 정지 상태를 돌아갈 집이 없는 것으로 알아차릴 때 포식자이지만 무리를 이탈해 고독사한 것으로 추정 어떤 영원은 눈을 감지 않는 것으로 시작돼서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더 생생하게……

그들의 앞발이 나를 찾아줄 때까지 숨을 참는다 아무래도 재채기를 해야 할 것 같아

혼자 떠도는 시간이 꼬리를 흔들기 시작한다 자 포르말린, 마음을 물어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