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를 초월해 융합인재 양성을 꿈꾸는 ‘한양인터칼리지’, 폭 넓은 선택을 제공하다
경계를 초월해 융합인재 양성을 꿈꾸는 ‘한양인터칼리지’, 폭 넓은 선택을 제공하다
  • 김정원 기자
  • 승인 2023.12.03
  • 호수 1576
  •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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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25년부터 시행될 서울캠퍼스 학제 개편안 ‘한양인터칼리지’의 윤곽이 드러났다. 융합인재양성을 위한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함과 더불어, 각 학과의 기존 입학 정원 일부를 축소하고 해당 인원만큼을 일명 무전공으로 선발하겠단 입장이다.

HY Inter-college
한양인터칼리지는 특정 학과를 선택해 입학하는 현행 입시 제도와 달리 자유전공으로 입학해 일정 기간 이후 전공 이수 학점에 따라 주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이는 단과대나 학과 체제에서 경직성을 낮추고 새로운 융합 교육을 추구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류호경<교육혁신처> 처장은 “학문 분야간 장벽을 낮추고 각 학과의 장점을 교환해 새로운 매커니즘을 만들고자 한다”며 “취업시장으로 향할 학생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능동적이고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전했다. 학생들의 학습 선택권을 보장하고 더욱 폭 넓은 교육을 지향하기 위해 현행 학사 제도 상의 제한을 완화하겠단 것이다. 실제로 △고려대 △서울대 △이화여대 등 서울권 일부 학교에선 이미 자유전공학부제를 마련해 이같은 시도가 이뤄진 바 있다.

한양인터칼리지 제도는 오는 2025학년도 신입학 모집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약 330명 규모의 신입생이 무전공으로 입학해 자신이 원하는 학위로 졸업하게 된다. 한양인터칼리지 신입생들은 2학년 진급과 동시에 △간호대 △사범대 △의대를 제외한 현존 학과나 신설될 의료, 데이터 등 첨단분야의 4가지 융합 전공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신설 융합 전공의 경우, 데이터사이언스학부와 사학과가 협업한 ‘모던 히스토리 프로그램’의 개발 등 학교 본부의 주도하에 다양한 혁신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류 처장은 “입학 시 학과 전공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전공을 학습할 수 있는 다학제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바람”이라며 “최고의 융합 교육 성공 사례를 만들고자 다양한 차원의 논의를 계속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양인터칼리지 제도 시행을 위한 정원조정으로 인해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턴 기존 36개 학과에서 총 250명 가량의 모집 정원이 감축될 예정이다. △데이터사이언스학부 40명 △융합전자공학부 26명 △컴퓨터소프트웨어학부 20명 등 기존 첨단학과의 증원분을 회수하고, △경영학부 21명 △기계공학부 14명 △경제금융학부 11명 등 일부 학과의 모집 정원 10%를 감축하는 과정을 통해 한양인터칼리지 신입학 모집 인원을 확보하겠단 입장이다. 류 처장은 “학교 본부의 고심 끝에 모든 학과장 및 학장들의 협의를 통해 만들어낸 고육지책”이라며 “많은 학과들이 얽혀 있는 어려운 시도지만 모두가 교육 발전이란 공감대에 기반해 함께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학생 사회의 반응은
개편안 마련 이후 학교 본부에선 학내 구성원들에게 한양인터칼리지 제도를 알리고, 의견 수렴과 홍보에 나섰다. 중앙운영위원회 회의를 비롯해 몇몇 강의를 통해 해당 개편안에 대한 소개와 설명을 진행한 것이다. 이에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리는 중이다. 먼저 개편안이 시행되면 학과 전공제인 현행 제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의견이 있었다. 학생 A씨는 “입학 후 주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음을 느꼈으나 전과 이외엔 방안이 없어 혼란스러웠다”며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한양인터칼리지 제도가 잘 확립되면 이같은 사례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앞선 개편안이 수업 수준의 하향과 특정 강의·학과로 수요 쏠림 현상 등을 유발할 수 있단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우선 무전공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저학년 때부터 전문적 지식을 학습하는 학과를 선택할 경우, 강의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하거나 수업에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단 것이다. 성채은<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23> 씨는 “실습 위주로 진행되는 학과에선 전공 지식에 대한 체계적인 학습이 요구되는데 이 부분이 해결될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는다”며 “무전공생의 수요가 많아지면 전공 수업의 질 자체가 하향될 수도 있기에 우려가 앞선다”고 전했다. 

아울러 특정 프로그램이나 학과에 수요가 과도하게 몰릴 수 있단 목소리도 이어졌다. 인기 학과로의 수요 몰림 현상에 대한 우려가 다분하나 현 개편안은 인원 제한 없이 모두 수용할 것을 전제로 하기에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단 것이다. 학생 B씨는 “특정 전공으로 학생들이 몰릴 수 있을뿐더러 수요가 부족한 강의는 개설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이같은 우려에 대해 융합 교육의 성공적 시행을 위한 다양한 차원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단 입장이다. 류 처장은 “여러 정책들이 서로 동시에 작동해야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므로 계속된 수정과 보완의 과정을 거치는 중”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여러 전공을 탐색함에 있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콘텐츠 혹은 튜토리얼 제공도 고려 중이라 밝혔다. 류 처장은 “일정 수준의 검증을 통과하는 학생들에게만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중”이라며 “수요 몰림 또한 학사 제도를 활용하여 제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양인터칼리지 제도의 확정안은 오는 2025년 상반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학교 측의 제도 개혁이 글로벌 융합인재 양성을 위한 도입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가 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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