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HA의 속도는?
MAHA의 속도는?
  • 박정민 기자
  • 승인 2023.12.04
  • 호수 1576
  • 1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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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 ERICA캠퍼스의 중앙동아리 ‘MAHA’는 다양한 종류의 보드를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는 보드 동아리다. 스케이트보더 문화는 스트릿 패션 및 브랜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가까이에 있지만, 국내 도로 사정 특성상 정작 보드를 직접 접하긴 어렵다. MAHA는 혼자서는 쉽게 시작하기 어려운 보드를 교내에서 즐길 기회를 제공해 준다. ‘당신이 원하는 언제든’ 보드를 탈 수 있는 MAHA의 회장 조형진<공대 로봇공학과 22> 씨와 부회장 김재식<공대 전자공학부 20> 씨, 부원 김지원<공대 교통물류공학과 21> 씨와 조창현<공대 교통물류공학과 19> 씨를 만났다.


| MAHA에 대하여

MAHA의 소개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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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식: 이전까진 소모임으로 이어가다가, 2016년부터 정식 중앙동아리로 승격했어요. 승격된 이후로 동아리의 규모에 확실한 변화가 생겼습니다. 부원이 200명에 육박하는 지금은 그 때에 비하면 적어도 열 배는 커졌죠.
형진: MAHA가 어떤 단어의 약자는 아니에요. 마하가 음속을 뜻하잖아요. 속도감을 즐기는 보드 동아리라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보드를 다룬다고 들었는데, 각각 비교한다면?
창현: 동아리에서 다루는 보드는 총 세 가지입니다. △롱보드 △스케이트보드 △크루저 보드인데요. 동아리방에 공용 보드와 개인 보드를 모두 보관 중입니다. 롱보드는 초보자분들이 선호하셔서 많이 비치돼 있고, 보드 트릭을 연습하시는 분들은 스케이트보드를 빌려서 타시곤 합니다. 크루저 보드는 주행이 주목적인 보드라, 작고 휴대가 간편하지만 기술을 구사하기엔 한계가 있어 비교적 선호도가 낮습니다. 이 보드들은 생김새로도 충분히 구별할 수 있어요. 가장 긴 게 롱보드, 조금 짧으면 스케이트보드, 가장 얇은 게 크루저 보드예요. 주행 기능과 트릭 기능의 비율로 비교하자면 롱보드는 50대 50, 스케이트보드는 20대 80, 크루저 보드는 주행이 거의 100%예요. 보드마다 트랙도 다르답니다.
지원: 공용 보드가 부족할까 걱정하실 수도 있지만, 종목 특성상 몇 시간 동안 계속 한 사람이 타는 건 힘들어요. 돌아가면서 서로 가르쳐 주고, 양보하다 보면 대부분의 인원이 보드를 이용하게 됩니다. 게다가 정기 모임 외의 시간엔 언제든 자유롭게 빌릴 수 있기 때문에 부원들이 보드 대여와 관련해 불편을 겪는 경우는 없습니다.
 

                               ▲ 동아리방에 비치된 공용 롱보드(좌측)와 스케이트보드(우측)다.
                                              ▲ 동아리방에 비치된 공용 크루저보드다.

 

보드 연습 장소는 주로 어디에서 이루어지는가?
형진: 학교가 넓고 주로 평지라 교내에서 타고 있습니다. 예체능 단과대 건물 옆에 농구 코트가 있는데, 그 주변에 아스팔트 트랙이 있어서 거기서 주로 타요. *다운힐 코스를 할 땐 기숙사 쪽에서 농구장 방향으로 내려오는 1번 코스, 복지관 쪽에서 정문까지 내려오는 2번 코스, 혹은 디자인대 뒤쪽으로 한 바퀴 도는 3번 코스를 이용하곤 합니다.
지원: 평소엔 교내에서 주로 타지만, 가끔 멀리까지 원정을 가기도 해요. 지난 학기엔 다 같이 여의도 한강공원에 간 적이 있어요. 여의도 한강공원에 스케이트보드를 연습할 수 있는 구역이 있거든요.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곡선 구간에서 장비와 함께 트릭 연습도 해보고, 학교보다 훨씬 넓은 평지에서 보드를 자유롭게 타기도 했어요. 색다른 경험이라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동아리가 계속 활성화돼왔다. 활발한 분위기의 비결은 무엇인가?
재식: 현재 동아리 인원은 150명에서 200명 정도로, 작년 1학기부터 지금까지 비슷하게 유지 중이에요. 하지만 활동 인원은 작년보다 두 배, 세 배 정도로 늘었습니다. 유령 회원이 크게 줄어든 거죠. 활발한 홍보와 친목이 비결입니다.
지원: 정기 모임에 참여할 때마다 쿠폰처럼 도장을 찍어드리고 있어요. 세 번, 다섯 번, 일곱 번 나올 때마다 소정의 기프티콘이나 상품을 드리고 있습니다. 작지만 참여율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형진: 매주 진행하는 정기 모임뿐만 아니라 학기마다 MT도 진행하고, 번개 모임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냥 편한 동아리 부원들끼리 카톡방에 같이 탈 인원을 모집해서 가볍게 즐기고, 친목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도 많아 참여율 증가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창현: 그러다 보니 서로 다른 학과의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더해 요즘은 유학생분들도 많이 가입하세요. 인원 증가와 함께 다양한 교류가 가능해진 게 큰 재미랍니다.
 

                                              ▲ MAHA 부원들이 친목 활동 중인 모습이다.


| 나의 가장 힙한 취미, 보드

보드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원: 딱 보자마자 멋있어 보여서 시각적인 측면에서 그냥 푹 빠졌어요. 넓은 교내 부지 덕에 탈 만한 장소도 많아 자주 타다 보니 금방 실력이 늘어 재미를 붙일 수 있었습니다.
재식: 원래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데, 보드 탈 때 속도를 올리면 되게 스릴 있고 재밌어요. 또 트릭을 하나하나씩 성공해나가는 그 기분도 굉장히 짜릿하거든요. 요즘은 트릭들 연습하는 재미로 계속하고 있습니다.

보더 특유의 문화도 즐기는 편인지 궁금하다.
형진: 우리 동아리의 정체성은 ‘자유’인데요. 일단 보드라는 종목이 외국에서 온 스트릿 문화인만큼 이렇게 자유롭고 ‘힙’한 보드 문화를 즐기시는 부원도 많죠. 카고바지나 바람막이도 많이 입고, 보드 타는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많이 올리시기도 해요.
창현: 그렇다고 모두가 꾸미고 와서 타는 건 아니에요. 저는 그냥 편한 옷 입고 타곤 하거든요. 그래도 신발은 꼭 평평한 걸 신어야 안전하다 보니 다들 보더룩 브랜드 신발을 많이 신고, 캔버스화 위주로 신는 편이에요.

다룰 수 있는 보드 트릭 자랑을 부탁한다.
재식: 롱보드 기초 트릭 중에 ‘180 피봇’이 있어요. 앞발을 보드 앞부분에 올려놓고, 어깨를 이용해 회전할 준비를 하는 게 첫 번째 단계에요. 다시 어깨를 돌리면서 앞발에 힘을 줘 보드를 살짝 띄운 뒤, 다리도 함께 180도 돌려줍니다. 그러고 나서 무게를 앞쪽에 실어 중심을 잡는 트릭이에요. 가장 많이 연습하는 트릭 중 하납니다.
지원: 간단하지만 멋있는 *핸드 트릭도 있어요. 페가수스라고, 타던 보드를 들어서 잡고 다시 주행하는 트릭도 연습하곤 하죠.

보드 강습도 이뤄진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코칭하는가?
창현: 현재로선 동아리에 엄청난 실력자분들보단 즐기는 목적의 초·중급자들이 더 많아요. 그래서 단순한 기술들부터 서로 가르쳐주면서 연습해 나가고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주행하는 데까진 대여섯 번 정도 연습하면 금방 익숙해지고요. 개인차가 좀 있지만 열심히 참여한다면 짧은 시간에도 충분히 잘 탈 수 있습니다.
형진: 학기마다 첫 정기 모임 때는 다 처음 타는 사람들이라 생각하고 시작합니다. 이때 다 같이 교육하는 시간을 갖고, 다음 모임 때부터는 도움이 필요하다 싶으면 다가가서 일대일로 도와주는 방식이에요. 기본기 교육이 끝나고 나면, 트릭을 배울 수 있는 전문 유튜브 채널도 추천하고 있습니다.

보드를 배울 때 중요한 마음가짐은 무엇인가?
재식: 시도할 땐 겁이 없는 게 가장 중요해요. 처음 기술을 알려드리면 무서워서 못 하겠단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이걸 견뎌내고, 한 번씩은 넘어져 봐야 단련할 수 있습니다. 무게중심을 넘어지기 직전까지 넘겨봐야 결국 성공을 하는 거거든요.
형진: 대담한 도전도 필요하지만,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보다 안전이죠. 주행보단 트릭 연습할 때 넘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동아리방에 안전 장비를 다 구비해 놓고 있습니다. 보호 장구를 착용하고 타시면 다치지 않고 연습할 수 있어요.

사고와 부상에 대한 대처 및 예방 방법이 있는가?
지원: 안내만 잘 따르면 크게 다치는 경우는 없지만, 가벼운 부상은 종종 일어나곤 해요. 그래서 연습 때마다 구급상자를 항상 가지고 나갑니다.
재식: 저희는 개강총회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PPT를 통해 안전교육을 진행합니다. 그 때 교육한 내용은 공지 채팅방에서도 계속 안내하고요. 너무 위험한 트릭은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기도 하고, 신발은 무조건 평평한 운동화를 권해요. 또한 음주 후에는 보드를 타지 못하게 하고, 호수공원 쪽에선 보드가 빠질 수 있어 주행을 금지했어요. 이처럼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안전 관련 규칙을 두고 지키려고 하는 중입니다. 
 

                                              ▲ MAHA의 부원들이 보드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 한양 PRIDE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부원들과 함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형진: 더운 날씨에도 은근히 참여하는 부원들은 많은데, 추워지면 사람이 확 줄죠. 비나 눈이 오면 못 하고, 또 어두우면 못 하고 제약이 많긴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계절의 제약에서 벗어나 스노보드를 타러 MT를 가보고 싶단 목표가 있습니다.
지원: 아직까진 그냥 저희끼리 막연하게 생각하는 거지만, 부원 전체가 아니더라도 나중에 친한 사람들끼리 차 하나 빌려서 보드 싣고 보드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요. 해외 유튜버들 영상 보면 다운힐 명소를 찾아가기도 하더라고요. 그것처럼 보드 명소를 찾아다니는 활동을 함께하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떤 동아리로 재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싶은가?
창현: 가두 모집 때 오셔서 “저 처음 타는데 괜찮나요?”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은데 초보자분들도 같이 쉽게 즐길 수 있는 동아리입니다. 저도 보드를 여기서 처음 접했지만, 금세 적응할 수 있었어요.
재식: 맞아요. 처음 들어오시는 분들한테는 보드가 무섭고 어렵다는 이미지 때문에 입문 장벽이 높은 것 같아요. 하지만 보드가 생각보다 익히기에 굉장히 쉬운 취미이기 때문에 연습만 열심히 한다면 누구나 보드를 잘 탈 수 있어요. 따라서 저희는 언제든 함께 편하게 보드를 탈 수 있는 동아리로 다가가고 싶습니다.

MAHA를 어떤 학생에게 추천하고 싶은가?
형진: △보드를 같이 탈 친구를 구하는 사람 △보드를 타고 싶은데 가격 부담이 되는 사람 △부원들과 친목 도모를 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추천해 주고 싶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 동아리에 들어와서 보드를 한 번  체험해 보면 금세 푹 빠져버릴 지도 몰라요.  보드를 타 보고 나서 자신이 흥미가 있고 재밌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으니 꼭 한번 경험해 보라고 추천하고 싶어요. 
 

                                              ▲ MAHA의 단체사진이다.

 


*다운힐: 급사면에 설치된 코스를 빠른 속도로 미끄러져 내달리는 활강이다.
*핸드트릭: 손으로 구사하는 보드 기술의 종류다.

도움: 변가영 수습기자 dulse38@hanyang.ac.kr
사진 제공: MA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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