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낙엽은 떨어진다
[독자위원회] 무게를 견디지 못한 낙엽은 떨어진다
  • 한유지<사회대 정치외교학과 23> 씨
  • 승인 2023.10.29
  • 호수 1573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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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완연한 가을이 찾아왔다. 새내기로서 처음 맞는 캠퍼스의 가을은 새삼 다른 느낌이다. 아쉽게도 시험 기간동안 이 계절을 마음 편히 즐기지 못했지만, 도서관 앞에서 달과 함께 본 단풍나무는 올해 가을의 한 장면으로 남을 것 같다. 그러나 가을의 쓸쓸함처럼 내가 맞이한 한대신문의 첫 소식은 씁쓸함이 가득했다.

1면은 전학대회에서의 혼란에 대한 내용이었다. 가을 축제가 무산되고 학교의 원활한 운영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1면의 내용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사업 보고 부결과 대의원들의 중도 이탈 문제는 학생 대표자로서의 책임감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양대를 대표하여 학교를 이끌어나가는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무책임한 태도가 지속된다면 학교와 학우들의 이미지는 타격을 입을 것이다. 임원들은 경각심을 가지고 사업에 임할 필요가 있다.

1면에 이어 2면에 나온 중앙동아리의 횡령 의혹 또한 필자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소속 동아리를 관리하는 총동아리연합회마저 관리 미흡 및 문제 방치를 하였고 운영진들의 부정 의혹 문제가 굉장히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임감은 권위를 가진 사람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다.

학내보도 면에선 대표자로서의 면모가 부족한 모습이 많이 보인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다. 책임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게 된 계기가 되었다. 학우들에게 학교 곳곳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기자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전학대회에서의 구체적인 사실 전달과 중앙동아리 횡령 의혹에 대한 인터뷰에서 사실적인 정보 전달을 위한 기자들의 노력 덕분에 독자로서 사건을 낱낱이 파악할 수 있었다.

종합면에선 청년들의 전문직 쏠림 현상에 대해 다루었다. 주변 친구들과 진로에 관해 이야기할 때 고시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작년 입시를 준비할 때도 의대나 약대 쏠림 현상에 대한 소식이 꽤 들렸다. 주요 전문직 지원 수 추이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보며 취업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과거에 비해 대학이 취업을 위한 수단이 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 아직 1학년임에도 스펙을 쌓거나 진로를 위해 준비하는 친구들이 많다. 입시라는 긴 여정을 달려 대학에 들어왔지만, 취업을 생각하며 쉴 틈 없이 또 다른 여정을 준비하는 우리가 가엾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개인적으로 광장면의 ‘비슷한 전류로 흐르는 사람’이란 글이 제일 와닿았다. 기자의 공허했던 지난여름처럼, 필자에게도 모든 것에 회의감이 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내가 감내할 수 있을 정도의 전류가 흐르는 사람을 찾게 되는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내가 느꼈던 회의감의 이유를 찾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오늘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지만 내일의 책임은 회피할 수가 없다”라는 톨스토이의 명언처럼 1572호는 필자에게 책임감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주었다. 투명한 행정절차에 따라 더 이상의 부정한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소망한다. 이번 가을은 크고 작은 사건들이 가득했지만, 부디 겨울의 한양대는 함박눈처럼 따뜻한 소식이 가득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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