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잃은 라운지, 모습을 되찾으려면
목소리 잃은 라운지, 모습을 되찾으려면
  • 김경미 기자
  • 승인 2023.10.30
  • 호수 1573
  • 2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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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라운지와 이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교내 라운지와 이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대화의 장이었던 양캠퍼스 라운지에 ‘고요한’ 문화가 정착돼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 학습과 활동을 위해 만들어진 라운지가 침묵의 장으로 변했단 것이다.

현재 양캠엔 학술정보관을 비롯해 여러 단과대에 수많은 라운지가 마련돼 있지만 정작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 라운지는 △팀프로젝트 △학습 △휴식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공간이다. 그러나 이같은 설립 취지완 달리 라운지에선 대화나 토론 등이 활발히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가벼운 대화조차 오가지 않는 실정이다. ERICA캠퍼스 학술정보관 근로장학생 정예원<국문대 문화콘텐츠학과 20> 씨는 “학술정보관 1층과 2층에 있는 라운지에선 토론이나 팀프로젝트를 하는 학생들보단 조용히 개인 과제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학생들은 오히려 라운지에서 소곤거리거나 SNS를 통해 이야기하는 등 주변의 눈치를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라운지 내 침묵의 원인으론 △라운지에 대한 안내 부족 △인접 열람실에 소음 피해 우려 △코로나19의 여파가 지적됐다. 우선 학생들은 라운지의 이용수칙에 대한 미흡한 안내로 인해 이용 허용 범위를 모르고 있었다. 오준형<사회대 정치외교학과 23> 씨는 “라운지 이용 수칙에 관해 안내가 부족해 잘 몰랐다”며 “평소 자주 방문했던 이종훈 라운지가 토론을 위한 ‘하브루타존’인 것도 우연히 발견한 교내 게시판 글을 통해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라운지와 인접한 위치에 있는 열람실의 조용한 분위기가 영향을 끼쳤단 주장도 있다. 이효남<ERICA학술정보관 학술정보팀> 팀장은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학술정보관의 라운지는 열람실과의 거리가 가깝거나 완벽하게 분리되지 않게 설계돼 있는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라운지를 활용하는 학생들이 더 조심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시기의 여파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라운지를 이용하는 학생 A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학생들이 라운지에서 활발히 대화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대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 개인적으로도 말하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에 이상근<백남학술정보관 학술기획운영팀> 팀장은 “코로나19 방역 기간 대화 자제 분위기에 익숙해진 학생들이 규제가 완화됐음에도 스스로 조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시기 동안 라운지 내 대화가 금지됐었기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지금도 라운지에서 대화하지 않는 현상이 이어졌단 것이다.

학생들은 현재 라운지에 정착된 고요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다시금 토론의 장으로 변해야 한단 입장이다. 학생 B씨는 “어느 정도의 소음을 감안하고 라운지를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정도만 아니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의하는 분위기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라운지가 열린 공간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 전했다. 유규창<백남학술정보관 학술기획운영팀> 관장은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라운지에서 토론이나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추가로 홍보할 예정”이라 말했다.

앞으로 라운지만의 활기찬 분위기와 문화가 정착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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