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 see 先
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다 : see 先
  • 윤재은 기자
  • 승인 2022.11.28
  • 호수 1558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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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문화 테마 ‘나를 위한 짧은 해외여행’
해외로 훌쩍 떠나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요즘, 여행을 떠나고 싶지만 여유가 없어 선뜻 계획을 세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당장 떠날 순 없지만 평소 가보고 싶던 나라를 생생히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두 작품으로 여행의 갈증을 해소해보자.

중세 유럽의 모습이 한눈에, 미술 전시회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예술과 낭만이 있는 유럽은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꼽힌다. 특히 유럽은 고전 미술작품과 문화재가 고스란히 보존돼있어 박물관 역시 세계적인 명소로 알려져 있다. 그중 유럽의 3대 박물관에 해당하는 빈 미술사박물관을 한국에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전시,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이 오는 3월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올해 하반기 국내 최대 규모인 이 전시는 유럽 바로크 시대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돼있다. 근대 유럽 최고 가문으로 알려진 합스부르크가 몇 백 년 간 수집한 화려한 전시품 96점이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 순으로 전시돼있다. 합스부르크 왕가는 15~20세기 초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던 명문가 중 하나이자 예술가들의 후원가로도 유명해 예술품을 수집하는 안목이 탁월하단 평을 받고 있다. 이들이 수집한 작품들은 미술사적 가치가 굉장히 높다. 전시에선 각 전시품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도 잔잔하게 흘러나와 마치 유럽의 고급스러운 궁을 둘러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편한 벤치에 앉아 중세 유럽의 모습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  마치 여유로운 유럽의 광장에 앉아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

이번 전시회에선 쉽게 보기 힘들었던 해외 명화 그림과 오스트리아의 역사와 문화가 곳곳에 녹아있다. 추운 겨울 합스부르크 실내 전시를 통해 이국적인 공간에서의 이색적인 짧은 여행을 경험해보길 바란다.

나를 돌아보는 여행, 영화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겪은 거짓된 연대기」

 

이 빛나는 나라 멕시코. 자연의 쨍한 색이 햇빛에 반사돼 알록달록한 길거리를 보면 새로운 일들이 펼쳐질 것 같은 설레임이 들곤 한다. 이런 멕시코가 가진 풍경을 고스란히 녹여낸 영화 「바르도, 약간의 진실을 겪은 거짓된 연대기」가 지난 16일 개봉했다.  2년 연속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을 받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나리투 감독의 신작인 이 영화는 멕시코를 배경으로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의 주인공인 실베리오는 멕시코 출신의 저명한 저널리스트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그는 고향인 멕시코를 찾아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옛 생각에 잠긴다. 영화는 주인공이 그동안 뭘 위해 살았는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무엇인지 스스로에 질문을 하며 존재를 되돌아보는 여정을 담고 있다. 주인공 실베리오의 시점으로 펼쳐지는 멕시코의 광활한 배경을 보고 있으면, 그 어느 영화보다 눈이 황홀하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뛰어난 영상미를 바탕으로 멕시코의 다양한 명소들을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멕시코의 바닷가 수영장에서 실베리오가 그의 딸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그 아름다운 풍경을 잘 담고 있어 영화관의 넓은 스크린으로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작품만의 독특한 세계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영상미와 함께 멕시코라는 나라를 관찰하면서 주인공을 마치 가이드처럼 따라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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