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된 사회와 문화를 위한 안티· 팬 문화
성숙된 사회와 문화를 위한 안티· 팬 문화
  • 한대신문
  • 승인 2006.10.31
  • 호수 1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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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동방신기 멤버 유노윤호의 음료수 테러 사건이 인터넷 뉴스와 신문 지면을 장식했다. 자수한 용의자는 스무살의 여성팬으로 평소에 유노윤호의 춤과 노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것이 범행 이유였다. 연예인의 안티 문화는 이미 팬덤 문화의 반대편에 확고히 자리잡았고 때로는 이처럼 직접적인 범죄로 이어진 적이 이전에도 몇 번 있었다. 그룹 GOD의 윤계상 어머니 역시 강력한 세척제가 든 음료를 마시고 곤욕을 치렀고, 그룹 HOT 멤버 문희준과 교제설 때문에 베이비복스의 간미연은 면도날이 담긴 괴봉투를 전달받고 홈피를 폐쇄할 정도로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 김태희, 비 등의 톱스타들도 악성 루머를 유포한 네티즌들에게 법적대응을 했다.
이처럼 특정 연예인의 잘못이나 결점을 비판하며 등장한 안티 문화는 이유없는 증오와 괴롭힘으로 변질된 ‘묻지마 안티’ 현상을 낳았다. ‘묻지마 안티’뿐 아니라 ‘묻지마 팬’들도 문제다.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한 과도한 집착으로 집을 찾아가거나 사생활 정보를 빼내는 등 스토킹을 하며 괴롭힌다. 음주운전 등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옹호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연예인들은 보통 조금만 잘못해도 매도를 당하기 십상이다. 이러한 괴롭힘을 대중에게 노출된 존재로써 감수해야 하는 것이나 인기에 대한 대가라고 하기에는 그 정도가 과도하다. 우리는 가끔 연예인들도 우리와 똑같이 상처받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아무생각 없이 그들에 대한 비방을 수다거리로 삼거나 ‘~카더라’하는 확인 안된 소문을 퍼뜨리곤 한다. 인터넷 상에서는 익명성을 이용한 악성댓글이 난무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반대 만을 위한 반대’를 할 뿐 성숙된 비판의식이 결여된 우리의 사고를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이유 없이 정이 안가고 미운 사람’도 있을 순 있다. 사람이란 이성보다 감정으로 판단하기 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미움이 괴롭힘과 테러로 돌변한다면, 우리 사회는 건강성을 잃어버릴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연예인은 ‘상품’과 같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그들은 우리의 인형이나 광대가 아니다. 그들도 인격체로써 존중받아야 할 사람들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안티세력과 팬들은 주체적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자들이다. 그들의 의식이 성숙되야 연예인도 능력을 잘 펼칠 수 있고 발전된 문화가 생산될 수 있을 것이다. 

안소희<사회대· 사회과학부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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