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한대신문 문예상 시 심사평]
[2021 한대신문 문예상 시 심사평]
  • 유성호<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승인 2021.11.29
  • 호수 1540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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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대신문 문예상 공모전에는 예년보다 좋은 작품들이 많이 응모되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코로나 팬데믹의 암울함을 뚫고 나온 한양인의 문학적 열정과 성과가 확연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특별히 언어적 세련성과 주제의 깊이가 느껴진 시편들이 많았는데, 심사위원은 그 가운데 다음 네 편 작품에 시선을 두었다. 저마다 훌륭한 시를 써갈 것이라 믿고 격려를 드린다.

「T는 누군가의 부재가 애초에 잡을 수 없는 불가피한 것일지라도, 그 조건을 낯설지 않게 잡아내고 풀어주고 또 거두어들이는 시간의 흐름을 세밀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빛의 만년필은 푸른 종이 위에 힘을 다해 써가는 빛의 만년필을 통해 삶의 눈물과 땀을 정성스레 담아가면서 자신의 시를 경전 차원까지 끌어올렸다. 더 런드리는 세탁소의 세목이 빼어난 감각의 시어를 통해 재현되고 있고, 이름과 감정과 안부가 구축하고 있는 생의 온도가 차분하게 다가왔다. 회상은 밀짚모자와 호미와 나무와 흙먼지와 햇빛과 그늘이 이루어내는 황홀한 나이테의 기억을 구체성의 언어로 복원해낸 시편이다. 모두 일장일단이 있으나 완성도의 측면에서 순위를 매겨 응원하기로 하였다.

그 밖에도 개성적 언어를 통해 자신만의 미학을 추구한 시편들이 더 많았다. 수상작들은 언어 구사의 세련성에서 점수를 받았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다음 기회에 더 빛나는 성과가 있기를 빌어본다.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응모자 여러분에게 힘찬 정진을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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