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롱런하려면
중고거래, 롱런하려면
  • 이다영 수습기자
  • 승인 2021.04.11
  • 호수 1528
  • 4면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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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고거래는 소비문화 트렌드로 단단히 자리 잡았다. 현재 방영중인 예능 프로그램 「신박한 정리」에선 출연자들이 본인의 집에서 필요 없는 물건을 정리해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에 판매하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이제 물건을 구매할 때, 먼저 중고거래 사이트에 접속해 찾는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는 우리의 모습은 자연스러워졌다. 

중고거래가 각광받는 이유는 돈을 절약하는 동시에 개인의 취향과 신념을 반영할 수 있는 ‘가치 소비’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박은아<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중고거래 시장은 각자의 개성에 따라 다양한 물품을 사고 파는 공간”이라며 “우리는 이를 통해 희소성 있는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취감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고거래는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어 ‘친환경적인 소비’로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진 사람들은 합리적인 소비방식인 중고거래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지난해 중고품을 재사용하면서 온실가스를 19만 톤이나 절감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른 한편에선 중고거래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논란을 빚을만한 거래 글들이 올라와 화제였다. 게시글에선 ‘제 아들과 딸을 판매합니다’, ‘36주 된 신생아를 입양 보냅니다’라는 자극적인 제목과 함께 거래 금액이 제시됐다. 또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인 번개장터에서도 이같은 문제를 피해갈 순 없었다. 거래 중 이뤄진 채팅에서 성희롱 관련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했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게시물에 노출될 걱정 없이 안전하게 중고거래를 이용하기 위해선 부적절한 거래 글에 촘촘한 감시망을 갖추기 위한 중고거래 플랫폼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중고거래 플랫폼 관계자들은 인력을 확충하고 빅데이터나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활용해 부적절한 내용을 검열하겠단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이미 게시된 거래 글을 검열하는 것보단 사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인공지능이 찾아내지 못하는 은어나 비속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담 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사람들의 인식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만 한다. 박 교수는 “앞으로 성장할 중고거래 시장에선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바람직한 중고거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에서 대책을 마련하더라도, 이용자들의 근본적인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중고거래 이용자들 간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잡음 속에서도, 중고거래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비 형태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음은 분명하다. 전 연령대가 폭넓게 이용할 수 있고 제품 분야 역시 다양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중고거래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 역시 크다. 앞으로 중고거래 플랫폼의 노력과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함께 이뤄져 중고거래의 문제보단 이점이 더욱 빛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도움: 박은아<대구대 심리학과> 교수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이재희 기자 ljhbobo@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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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우 2021-04-23 10:08:39
분명 온라인에서의 만남이 익숙해짐에 따라(코로나가 더욱 가속화 한 것 같습니다) 벼룩시장 등을 통한 오프라인에서의 중고거래가 점점 온라인에서의 중고거래로 대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온라인에서의 중고거래는 오프라인과 다르게 내가 원하는 물건을 원하는 가격에 찾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면 범죄에 취약하다는 점 역시 꾸준히 지적돼 왔습니다. 기술적인 예방과 더불어 초기 발달 연령에서 온라인에서의 예절을 가르침이 필요할 듯싶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